경기도, 내일부터 영등포 노선에 전세버스 10대 추가 투입…불편 최소화
고양 명성운수 노사 임금협상 난항…'파업 장기화' 우려(종합)
서울시와 경기도 고양시를 연결하는 20개 노선 270여 대 버스를 운행하는 고양지역 버스업체 명성운수의 파업사태가 장기화할 우려를 낳고 있다.

명성운수 노조는 임금협상과 관련해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2차 조정회의가 결렬된 뒤 19일 첫차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임금 인상 폭을 놓고 양측간 입장차가 커 파업사태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노조는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최소한의 임금 보장과 동종업계 수준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회사 측은 노조의 요구를 들어줄 경우 매월 2억원 이상 비용이 추가 발생하는 등 재정적 어려움이 커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월 37만원의 임금 인상을 요구했으나 회사 측은 14만원 인상안을 제시한 상태로, 양 측간 격차가 크다.

노조 측은 이날 오전 고양시 일산동구청 앞에서 파업 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회사 측을 압박했다.

노조 측은 결의대회에서 "주 52시간제가 도입되면서 더는 초과근로를 할 수 없게 됐다"며 "명성운수 버스 노동자들은 경기도 평균 시내버스 노동자보다 하루 더 일하고 있으나 임금은 20여만원을 덜 받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회사 측은 조정 결렬 뒤 노조와 대화에 나서지 않고 있어 언제 임금협상이 재개될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회사 측이 대화에 나설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고양시가 나서 중재하고 있으나 파업사태가 며칠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고양 명성운수 노사 임금협상 난항…'파업 장기화' 우려(종합)
이에 따라 고양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고양지역 시민의 불편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파업으로 멈춰선 명성운수 버스는 20개 노선 270여대로, 고양시 전체 시내버스(107개 노선 700여대)의 40%에 육박한다.

해당 노선은 광역버스인 M7129·1000·1100·1900·3300·9700·1082·1500번, 좌석버스인 830·870·871·108·921번, 시내버스인 72·77·82·66·11·999번 등이다.

경기도와 고양시는 파업으로 인한 출·퇴근 시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날 고양∼서울역 노선에 전세버스 20대를 긴급 투입해 대체하도록 했다.

그러나 매서운 추위에 파업 소식을 알지 못한 채 출근길에 나선 시민은 서둘러 지하철을 이용하거나 택시를 타는 등 불편을 겪어야 했다.

경기도와 고양시는 20일부터 고양∼영등포 노선에 전세버스 10대를 추가 투입해 불편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버스 파업에다 전국철도노동조합이 20일 오전 9시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고양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될 가능성도 있다.

KTX 행신역에서 서울역과 용산역으로 출퇴근하는 시민들은 20일 출근 때 평소와 비슷하겠지만, 퇴근길부터는 철도 파업으로 인한 불편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고양시 덕양구 행신동에 거주하며 수원이 회사인 허성환(43)씨는 "오늘 진행된 버스 파업과 내일 예정된 철도 파업으로 당분간 대중교통 대신 자가용을 이용할 계획"이라며 "파업사태가 장기화하지 않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명성운수 노사는 지난 5∼10월 모두 9차례 교섭을 했으나 결렬돼 노조가 지난달 22일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했다.

이후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2차례 조정이 실패해 결국 파업에 돌입하게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