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원·달러 환율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출렁거리고 있다. 미중 협상 마찰에다 홍콩발 불안감이 재차 상승 압력을 높이고 있는 분위기다. 내년에는 달러가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미국 대선 등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11~15일) 원·달러 환율은 1160원선으로 되돌아왔다. 원·달러 환율은 11일 1166.8원으로 직전 거래일보다 9.3원 급등하면서 장을 마쳤다. 12일 6원 급락해 1160.8원으로 안정되는가 싶었지만 13일 재차 7원 상승하며 1167.8원을 찍었다. 14일 1.9원 추가 상승하며 장을 마친 원·달러 환율은 15일엔 3.1원 내리는 등 출렁였다.

지난달 2일만 하더라도 1206원에 머물렀던 원·달러 환율은 한 달 만에 1150원대로 내렸고 불과 일주일 만에 10원가량 상승한 모습이다.

원·달러 환율이 재차 상승한 것은 미중 1차 무역협상과 홍콩발 불안감 등에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다시 강화돼서다.

무역협상 1단계 합의의 일환으로 미국은 관세율 인상 보류를,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사기로 했지만 서명을 앞두고 불협화음이 지속되고 있다. 홍콩 시위도 날로 격화하는 가운데 중국의 무력진압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중국은 기존 관세의 단계적 철폐를 요구하고 미국은 재차 관세를 올릴 수 있다고 강경 입장을 보이면서 무역협정 타결이 순탄치 않은 모습"이라며 "중국이 홍콩에 대해 '전면적 통제권' 행사를 밝히는 등 진압도 격화돼 신흥 통화 전반에 약세가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환율 방향성을 두고 좀처럼 예측이 어려운 가운데 내년에는 원·달러 환율이 약세로 흐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미중 무역분쟁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 한 제조업 회복에 따른 경기 개선이 나타나긴 어려울 것"이라며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미국이 독주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달러는 강세, 원화는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수급 측면에서도 외국인이 국내자산을 매입하는 것을 의미하는 대외부채 규모가 주춤한 반면 한국인의 외국자산 매입을 의미하는 대외자산 규모는 늘고 있다"며 "국내로 들어오는 달러보다 대외로 나가는 달러가 많아 원화는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내년에는 미국 대선 등이 겹치면서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마찰이 다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며 "상반기에는 원화가 강세를 보이겠지만 정치적 이슈가 있는 하반기에는 대외 변동성을 반영해 약세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