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형문화재위원회 의결…살풀이춤 김정수 씨는 보류
승무·태평무·살풀이춤, 4년 논란 끝 보유자 8명 인정(종합)
국가무형문화재 승무(제27호), 태평무(제92호), 살풀이춤(제97호) 종목에서 4년 논란 끝에 보유자 8명이 한꺼번에 나오게 됐다.

문화재청은 15일 무형문화재위원회가 승무, 태평무, 살풀이춤 보유자 인정 안건을 심의해 각각 1명, 4명, 3명의 보유자 인정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인정 대상자는 승무 채상묵(75) 씨, 태평무 이현자(83)·이명자(77)·박재희(69)·양성옥(65) 씨, 살풀이춤 정명숙(84)·양길순(65)·김운선(60) 씨다.

문화재청은 무형문화재위원회 심의 결과를 반영해 다음 주에 보유자 인정 내용을 관보에 고시할 방침이다.

승복을 입고 추는 민속춤인 승무, 나라의 평안과 태평성대를 기리는 춤인 태평무, 굿판에서 무당이 나쁜 기운을 풀기 위해 벌이는 즉흥적인 춤인 살풀이춤에서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가 나오기는 각각 19년, 31년, 29년 만이다.

현재 승무는 이애주 씨가 유일한 보유자이며, 태평무와 살풀이춤은 보유자가 없다.

다만 위원회는 지난 9월 살풀이춤 보유자로 인정 예고한 김정수 씨는 예고 기간에 제기된 의견에 대한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인정을 보류하고 다음 회의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승무·태평무·살풀이춤, 4년 논란 끝 보유자 8명 인정(종합)
한국무용 세 종목의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 인정은 문화계에서 4년간 논란이 된 사안으로, 문화재청의 이번 결정으로 관련 사업이 사실상 마침표를 찍게 됐다.

문화재청은 2015년 11∼12월 세 종목에 대한 보유자 인정 심사를 진행해 이듬해 2월 태평무 양성옥 씨만 보유자로 인정 예고했으나, 무용계 일부의 강한 반발로 인정이 무산됐다.

이에 문화재청은 무용계 의견을 수렴하고 관련 제도를 개선한 뒤 지난 3월 보유자 인정 작업을 재개해 세 종목 후보자 11명을 추렸고, 인정 조사·추가 기량 점검 결과와 전승 실적·업적·전승 기량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9명을 인정 예고했다.

당시 무형문화재위원회는 "장기간 보유자가 없는 국가무형문화재 무용 종목의 안정적인 전승을 위해 다수의 보유자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위원회는 다수의 보유자를 인정하면 전형이 훼손된다는 의견은 무용 종목 활성화와 저변 확대 측면에서 동의하기 어렵고, 기량 점검 방법이 적절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인정조사 이후 시행한 전승활동 영상자료 검토와 면접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위원회가 9명을 보유자로 인정 예고한 뒤에도 '무용분야 무형문화재 보유자인정 불공정심사에 대한 비상대책위원회'와 승무 전수교육조교인 김묘선 씨가 철회를 촉구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오늘 무형문화재위원들이 예고 기간에 들어온 다양한 의견을 면밀히 검토해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화재청의 이날 결정에 무용계 일각의 반발도 제기됐다.

무용분야 무형문화재 보유자인정 불공정심사에 대한 비상대책위원회 측은 "공정의 가치를 훼손하는 무형문화재 보유자 인정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무용계에서는 시대변화와 전승환경을 고려해 '맞춤형 무형문화재 제도'의 재설계를 요구해왔으나 문화재청은 무용계가 요구하는 맞춤형 제도 재설계를 방기하고 4년째 불거진 불공정 보유자 인정을 강행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법령위반 의혹이 제기되는 무용분야 보유자 인정절차 철회 및 보유자 인정제도 재검토, 불공정 무형문화재 행정을 자처한 정재숙 문화재청장의 퇴진 등을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