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펀드 SC펀더멘털이 대신증권에 주주환원 정책을 제고하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배당금을 늘리고 자사주를 소각하라는 게 이 펀드의 요구다. 대신증권은 “SC펀더멘털은 과거에도 상법상 주주제안을 할 요건이 안 되는데 무리하게 강행했던 곳”이라며 “단기 차익을 노린 서한 발송이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C펀더멘털은 최근 대신증권에 팩스로 한 통의 서한을 보냈다. 이 펀드는 대신증권 지분 5% 미만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며 핵심 비즈니스에 투자하거나 자사주 매입에 사용하는 것을 제외한 나머지 순이익은 연간 배당을 늘리는 데 쓰라고 요구했다. 시장에서 매입한 보통주와 우선주를 포함한 모든 자사주를 즉시 소각하라는 주장도 폈다.

SC펀더멘털은 2016년 GS홈쇼핑에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을 했다. 당시 GS홈쇼핑이 SC펀더멘털은 주주제안을 할 수 있는 요건(의결권이 있는 주식을 1% 이상 최소 6개월 보유)이 안 된다고 지적하자 제안을 철회했다.

2015년에도 요건을 갖추지 않고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모토닉에 주주제안을 했다가 철회한 전력이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SC펀더멘털은 과거에도 상장사에 주주제안을 한 뒤 언론에 이 사실을 알렸다”며 “배당 확대와 감사 선임 등을 요구하며 주가를 띄운 다음 빠져나가는 행태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대신증권은 “2005년 이후 19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주주 환원을 위해 힘써왔다”며 “배당수익률(주당 배당금/주가)은 2017년 4.1%, 지난해 5.1%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평균 배당수익률(2%대)에 비해 높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에는 증권사가 자기자본으로 투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무리한 배당과 자사주 소각은 회사의 장기 성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