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 보충제가 심부정맥 혈전(DVT: deep vein thrombosis)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DVT란 심장에서 동맥을 통해 나온 혈액이 여러 장기를 순환하고 다시 심장으로 돌아가는 길인 정맥 중 근육 깊은 곳에 있는 심부정맥에 혈전이 생긴 것으로 혈전 조각이 떨어져 나와 돌다가 폐동맥을 막으면 치명적인 폐색전증, 관상동맥을 막으면 심근경색, 뇌동맥을 막으면 뇌졸중이 발생할 수 있다.

미국 미네소타대학 보건대학원 연구팀은 테스토스테론 보충제를 복용하면 6개월 안에 단기적으로 DVT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헬스데이 뉴스가 13일 보도했다.

2011~2017년 사이에 심부정맥 혈전 또는 폐색전증을 겪은 남성 3만9천622명의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나타났다고 롭 워커 연구원은 밝혔다.

이 중 남성 성 기능 저하를 가져오는 성선기능 저하증(hypogonadism)이 없으면서 테스토스테론 보충제를 복용한 그룹은 복용하지 않은 그룹에 비해 복용 후 6개월 안에 심부정맥 혈전이 나타날 위험이 2.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선기능 저하증 진단을 받고 테스토스테론 보충제를 복용한 그룹도 심부정맥 혈전 위험이 2배 높았다.

남성 성선기능 저하증은 혈중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낮은 것으로 여러 가지 의학적 또는 생활습관의 문제로 인해 발생한다.

성선기능 저하증이 없으면서 테스토스테론 보충제를 복용한 그룹에서는 특히 65세 이하 연령층이 65세 이상 연령층보다 심부정맥 혈전증 발생률이 3배 높았다.

65세 이상 연령층은 심부정맥 혈전 위험 증가가 1.5배에 그쳤다.

이에 대해 뉴욕 마운트 시나이 의대 심장-폐 질환 전문의 우메시 기드와니 박사는 테스토스테론은 적혈구 수를 증가시켜 혈액 점도가 높아지고 따라서 혈액 흐름도 느려지면서 혈전 형성 위험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테스토스테론은 또 혈액을 응고시키는 혈소판의 기능도 촉진하기 때문에 성선기능 저하증으로 테스토스테론 치료를 받는 남성은 혈전이 형성되는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미국의 경우 2001~2013년 사이에 테스토스테론 분비 저하로 인한 테스토스테론 보충제 처방이 300% 이상 급증하다가 2014년 미국 식품의약청(FDA)이 테스토스테론 치료가 심근경색과 뇌졸중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한 뒤부터 테스토스테론 보충제 유행이 사라졌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의학협회 저널 내과학(JAMA Internal Medicine)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남성호르몬 보충제, 정맥혈전 위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