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탄핵조사 첫 공개청문회…"트럼프, 바이든 수사에 더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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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러 대사대행·켄트 부차관보 증언…"트럼프 우크라 원조 원치않는다 들어"
'창과 방패' 민주-공화 5시간여 공방…공화 "전해들은 말" vs 민주 "매우 중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 탄핵조사에 나선 미 하원이 13일(현지시간) 연 첫 공개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보다 정치적 맞수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겨냥한 수사에 더 관심을 보였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는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측에 군사 원조를 대가로 민주당 유력 대선경선 주자인 바이든에 대해 수사에 나설 것을 종용했다는 외압 의혹을 뒷받침하는 증언이다.
전국으로 생중계되는 공개 청문회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관련 의혹에 대한 증언들이 당국자들의 입을 통해 직접 전해짐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가도 등 정치적 운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 "트럼프, 바이든 수사에 더 관심"…공개 청문회서 첫 폭로
AP통신과 CNN,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에 따르면 공개 증언에 나선 윌리엄 테일러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 대행은 자신의 보좌관이 7월 26일 고든 선들랜드 유럽연합(EU) 주재 미국대사를 수행, 우크라이나 키예프를 방문했을 때 이 내용을 들었다고 밝혔다.
한 식당에서 선들랜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해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수석고문과의 만남을 포함한 일정에 대해 진전 사항을 보고했고 이 때 테일러의 보좌관이 통화 내용을 들었다는 것이다.
당시 트럼프는 선들랜드에게 바이든 수사에 관해 물었으며 이에 선들랜드는 우크라이나인들이 진행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하는 것을 보좌관이 들었다고 테일러는 말했다.
또 테일러의 보좌관은 선들랜드에게 트럼프가 우크라이나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었고, 트럼프는 자신의 개인변호사 루디 줄리아니가 우크라이나 측에 요구한 바이든 수사에 더 관심을 갖고 있다고 선들랜드는 말했다는 것이다.
이는 테일러가 비공개 증언에서 밝히지 않은 내용이다.
이 통화는 트럼프가 젤렌스키와 통화에서 바이든 수사를 종용했다는 7월 25일 통화 다음 날에 이뤄졌다.
테일러는 미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해 바이든 수사 발표 여부에 따라 원조를 하려는 것은 미친 짓이며 비논리적이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테일러는 선들랜드와 9월에 나눈 통화 내용도 소개했다.
선들랜드는 당시 "트럼프는 사업가"라며 사업가들은 수표를 쓰기 전에 빚을 진 사람들에게 돈을 갚으라고 요구한다고 말했다.
테일러는 커트 볼커 전 우크라이나 협상 대표도 며칠 후 우크라이나에서 열린 얄타유럽전략회의에서 같은 표현을 썼다고 말했다.
이에 테일러는 "우크라이나인들이 트럼프에게 빚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며 국내 정치적 이익을 위해 안보 지원을 보류하는 것은 미친 짓이라고 증언했다.
그는 또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측에 어떤 지원도 제공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말을 팀 모리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유럽·러시아 담당 고문과 8월 22일 통화에서 들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이날 함께 증언한 조지 켄트 국무부 유럽·유라시아 담당 부차관보는 정치적 동기를 지닌 수사에 나서게 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시도가 미국의 우크라이나 외교 정책을 오염시켰다고 지적했다.
켄트는 '비선'으로 활동하며 우크라이나 압박에 개입한 줄리아니와 관련, "줄리아니는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마리 요바노비치)를 축출하기 위한 비방전을 벌였고 정치적 동기로 인한 수사를 유도하기 위한 노력을 이끌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줄리아니의 시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 외교정책을 감염(infect)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테일러 역시 우크라이나 외교와 관련, 두 개의 정책 채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줄리아니의 변칙적·비정상적 외교는 미국의 외교 목표와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 공화 "새로운 내용 없다" vs 민주 "트럼프, 개인 이익 앞세워"
공화당은 모두 전해 들은 근거 없는 얘기(hearsay)일 뿐 청문회를 통해 새롭게 밝혀진 사실이 없다며 의미를 축소했고, 민주당은 트럼프 의원이 정치적 이익을 얻기 위해 국익을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하원 정보위 소속 공화당 간사인 데빈 누네스 의원은 증언대에 나온 증인들을 향해 "본인들의 의도했든 아니든 본편인 '러시아 스캔들'이 끝나자 다시 형편없는 '우크라이나 스캔들' 후속편에 캐스팅된 것"이라며 "국무부의 외교관들이 대통령의 권위를 훼손하고 수백만 미국 시민의 신뢰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존 래트클리프 의원은 "새롭게 나온 정보 가운데 눈길을 끌 만한 게 없었으며, 전에 들은 얘기와 다른 게 없다"며 "결정적 증거나 폭탄 발언도 없이 이대로 계속 갈 것 같다"고 말했다.
공화당은 12일 모의 청문회를 열었던 게 몇몇 의원들이 민주당을 압도하는 데 주효했던 것으로 평가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전했다.
반면 민주당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은 테일러가 밝힌 통화와 관련, 대통령에게서 지시가 아래로 내려오고 있다는 것을 가리키는 증언이라며 "이는 매우 중요하다"면서 "트럼프는 정치적·개인적 이익을 국가 안보보다 우선시했다"고 지적했다.
시프 위원장은 "이번 청문회의 핵심은 권력을 남용한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이게 탄핵 대상이 아니라면 도대체 뭐가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시프는 테일러가 밝힌 통화를 들은 관리를 불러 증언을 듣기로 했다고 밝혔다.
청문회는 오전 10시 넘어 시작해 오후 3시 35분께 끝나 약 5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하원은 15일에는 요바노비치 전 대사를 불러 공개 청문회를 한다.
내주 19~21일에도 공개 청문회가 열린다.
백악관 소속 알렉산더 빈드먼 중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유럽·러시아 담당 특별보좌관인 제니퍼 윌리엄스, 커트 볼커 전 협상 대표, 고든 선들랜드 대사, 피오나 힐 전 NSC 유럽·러시아 담당 선임국장 등이 출석한다.
하원은 또 비공개 증언을 위해 국무부 관리 데이비드 홈즈에게 15일에, 백악관 예산관리국의 국가안보 프로그램 부국장인 마크 샌디에게 16일에 출석을 요구했다.
/연합뉴스
'창과 방패' 민주-공화 5시간여 공방…공화 "전해들은 말" vs 민주 "매우 중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 탄핵조사에 나선 미 하원이 13일(현지시간) 연 첫 공개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보다 정치적 맞수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겨냥한 수사에 더 관심을 보였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는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측에 군사 원조를 대가로 민주당 유력 대선경선 주자인 바이든에 대해 수사에 나설 것을 종용했다는 외압 의혹을 뒷받침하는 증언이다.
전국으로 생중계되는 공개 청문회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관련 의혹에 대한 증언들이 당국자들의 입을 통해 직접 전해짐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가도 등 정치적 운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 "트럼프, 바이든 수사에 더 관심"…공개 청문회서 첫 폭로
AP통신과 CNN,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에 따르면 공개 증언에 나선 윌리엄 테일러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 대행은 자신의 보좌관이 7월 26일 고든 선들랜드 유럽연합(EU) 주재 미국대사를 수행, 우크라이나 키예프를 방문했을 때 이 내용을 들었다고 밝혔다.
한 식당에서 선들랜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해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수석고문과의 만남을 포함한 일정에 대해 진전 사항을 보고했고 이 때 테일러의 보좌관이 통화 내용을 들었다는 것이다.
당시 트럼프는 선들랜드에게 바이든 수사에 관해 물었으며 이에 선들랜드는 우크라이나인들이 진행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하는 것을 보좌관이 들었다고 테일러는 말했다.
또 테일러의 보좌관은 선들랜드에게 트럼프가 우크라이나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었고, 트럼프는 자신의 개인변호사 루디 줄리아니가 우크라이나 측에 요구한 바이든 수사에 더 관심을 갖고 있다고 선들랜드는 말했다는 것이다.
이는 테일러가 비공개 증언에서 밝히지 않은 내용이다.
이 통화는 트럼프가 젤렌스키와 통화에서 바이든 수사를 종용했다는 7월 25일 통화 다음 날에 이뤄졌다.
테일러는 미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해 바이든 수사 발표 여부에 따라 원조를 하려는 것은 미친 짓이며 비논리적이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테일러는 선들랜드와 9월에 나눈 통화 내용도 소개했다.
선들랜드는 당시 "트럼프는 사업가"라며 사업가들은 수표를 쓰기 전에 빚을 진 사람들에게 돈을 갚으라고 요구한다고 말했다.
테일러는 커트 볼커 전 우크라이나 협상 대표도 며칠 후 우크라이나에서 열린 얄타유럽전략회의에서 같은 표현을 썼다고 말했다.
이에 테일러는 "우크라이나인들이 트럼프에게 빚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며 국내 정치적 이익을 위해 안보 지원을 보류하는 것은 미친 짓이라고 증언했다.
그는 또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측에 어떤 지원도 제공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말을 팀 모리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유럽·러시아 담당 고문과 8월 22일 통화에서 들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이날 함께 증언한 조지 켄트 국무부 유럽·유라시아 담당 부차관보는 정치적 동기를 지닌 수사에 나서게 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시도가 미국의 우크라이나 외교 정책을 오염시켰다고 지적했다.
켄트는 '비선'으로 활동하며 우크라이나 압박에 개입한 줄리아니와 관련, "줄리아니는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마리 요바노비치)를 축출하기 위한 비방전을 벌였고 정치적 동기로 인한 수사를 유도하기 위한 노력을 이끌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줄리아니의 시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 외교정책을 감염(infect)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테일러 역시 우크라이나 외교와 관련, 두 개의 정책 채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줄리아니의 변칙적·비정상적 외교는 미국의 외교 목표와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 공화 "새로운 내용 없다" vs 민주 "트럼프, 개인 이익 앞세워"
공화당은 모두 전해 들은 근거 없는 얘기(hearsay)일 뿐 청문회를 통해 새롭게 밝혀진 사실이 없다며 의미를 축소했고, 민주당은 트럼프 의원이 정치적 이익을 얻기 위해 국익을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하원 정보위 소속 공화당 간사인 데빈 누네스 의원은 증언대에 나온 증인들을 향해 "본인들의 의도했든 아니든 본편인 '러시아 스캔들'이 끝나자 다시 형편없는 '우크라이나 스캔들' 후속편에 캐스팅된 것"이라며 "국무부의 외교관들이 대통령의 권위를 훼손하고 수백만 미국 시민의 신뢰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존 래트클리프 의원은 "새롭게 나온 정보 가운데 눈길을 끌 만한 게 없었으며, 전에 들은 얘기와 다른 게 없다"며 "결정적 증거나 폭탄 발언도 없이 이대로 계속 갈 것 같다"고 말했다.
공화당은 12일 모의 청문회를 열었던 게 몇몇 의원들이 민주당을 압도하는 데 주효했던 것으로 평가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전했다.
반면 민주당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은 테일러가 밝힌 통화와 관련, 대통령에게서 지시가 아래로 내려오고 있다는 것을 가리키는 증언이라며 "이는 매우 중요하다"면서 "트럼프는 정치적·개인적 이익을 국가 안보보다 우선시했다"고 지적했다.
시프 위원장은 "이번 청문회의 핵심은 권력을 남용한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이게 탄핵 대상이 아니라면 도대체 뭐가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시프는 테일러가 밝힌 통화를 들은 관리를 불러 증언을 듣기로 했다고 밝혔다.
청문회는 오전 10시 넘어 시작해 오후 3시 35분께 끝나 약 5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하원은 15일에는 요바노비치 전 대사를 불러 공개 청문회를 한다.
내주 19~21일에도 공개 청문회가 열린다.
백악관 소속 알렉산더 빈드먼 중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유럽·러시아 담당 특별보좌관인 제니퍼 윌리엄스, 커트 볼커 전 협상 대표, 고든 선들랜드 대사, 피오나 힐 전 NSC 유럽·러시아 담당 선임국장 등이 출석한다.
하원은 또 비공개 증언을 위해 국무부 관리 데이비드 홈즈에게 15일에, 백악관 예산관리국의 국가안보 프로그램 부국장인 마크 샌디에게 16일에 출석을 요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