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자치단체·고려시멘트, 합의점 도출 없이 협의회 해산
장성 주민들 "농경지 싱크홀 원인 규명 재조사해야"
전남 장성군 황룡면 고려시멘트 인근 농경지에서 수년간 반복된 땅 꺼짐(싱크홀) 현상의 원인과 안전성 규명 조사를 다시 해야 한다고 주민들이 요구했다.

13일 전남도·장성군·주민·고려시멘트로 이뤄진 싱크홀 원인 규명을 위한 민·관·사협의회는 전날 주체 간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고 해산했다.

주민 측은 싱크홀이 석회석 채굴 광산 개발과 관련 없는 자연현상이라는 기존 조사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며 재조사를 요구했다.

정부가 자체 조사하거나 믿을 수 있는 제3의 기관을 선정해 싱크홀 원인과 안전성을 규명해달라고 주민 측은 요구했다.

싱크홀 현상이 광산 개발 때문이라는 재조사 결과가 나오면 고려시멘트가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조건도 함께 제시했다.

민관사협의회 의뢰로 조사에 나섰던 전남대학교 해외자원개발연구소는 진흙이나 물로 차 있던 석회암층 땅속 공간이 지하 수위가 낮아지면서 무너진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 내렸다.

싱크홀 현상은 수백 년 이상 이어졌으나 광산 개발을 기점으로 새삼 주목받았을 것이라고 전남대 연구소는 추론했다.

주민들이 이러한 연구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며 재조사를 요구하면서 싱크홀 원인과 안전성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민관사협의회 관계자는 "주민들 의견을 전남도가 검토하고 있다"며 "재조사에 들어갈지 또 다른 협의체를 구성할지 지금은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호남고속철도가 가로지르는 장성군 황룡면 와룡리 농경지에서는 2008년부터 올해 6월까지 모두 일곱 차례 땅 꺼짐이 발생했다.

전남대 연구소 조사와 별개로 철도시설공단은 2017년 12월 암반공학회에 땅 꺼짐 현상과 관련한 안전성 검토 용역을 의뢰했는데 열차 운행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

당시 안전성 검토에서도 공동 1곳이 발견됐는데 수백 년간 진행된 자연적인 침식 현상으로 분석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