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서 대만 선발 장이에 4안타로 묶여 역대급 참패
작년 아시안게임에 이어 12년 만에 국제대회서 대만에 2연패
한국 야구가 또다시 대만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2일 일본 지바현 조조 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2차전에서 5안타 빈타에 묶인 끝에 대만에 0-7로 졌다.

한국은 조별리그를 합쳐 이번 대회에서 4연승을 달리다가 처음으로 패했다.

슈퍼라운드 합산 성적은 2승 1패다.

대만은 합산 성적 1승 2패를 거둬 도쿄올림픽 진출을 향한 희망을 이어갔다.

WBSC는 한국, 대만, 호주를 대상으로 이번 대회에서 가장 높은 순위에 오른 팀에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1위 자격으로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준다.

슈퍼라운드 합산 성적 3패로 최하위에 처진 호주를 빼고 우리나라는 대만보다 높은 순위에 올라야 도쿄올림픽 본선 티켓을 얻는다.

대만은 미국, 호주와 경기를 남겼다.

우리나라는 15일 멕시코, 16일 일본과 대결한다.

대만에 무릎을 꿇은 탓에 우리나라의 도쿄올림픽 출전 가도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대만이 미국을 제치긴 어렵지만, 우리나라가 대만을 멀찌감치 밀어내려면 합산 성적 3승으로 1위를 달리는 멕시코와 난적 일본을 이겨야 하기에 적지 않은 부담을 안고 남은 경기에 임하게 됐다.

우리나라는 또 작년 자카르타·아시안게임 예선에서 대만 실업야구 투수들에게 망신을 당해 1-2로 패한 데 이어 최근 국제대회에서 대만에 두 번 연속 졌다.

대만에 2연패 한 건 2006년 대륙간컵 예선(7-9)과 그해 도하 아시안게임(2-4)에 이래 12년 만이다.

점수와 안타 수(5-11)가 말해주듯 변명의 여지 없는 완패였다.

대만에 이렇게 일방적으로 당한 것도 프로 선수들의 국제대회 참가 이후 처음이다.

선발 투수 김광현은 제구 난조로 고전했고, 타선은 완전히 침묵했다.

1회 안타 2개를 맞았지만, 천춘슈를 삼진으로 잡고 위기를 넘긴 김광현은 2회 2사 1루에서 가오위제에게 시속 145㎞짜리 빠른 볼을 던졌다가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맞고 1점을 줬다.

곧이어 후진룽에겐 슬라이더를 던졌다가 좌전 적시타를 내줘 두 번째 점수를 허용했다.

두 공 모두 스트라이크 존 높게 들어간 실투였다.

3회를 삼자 범퇴로 넘긴 김광현은 4회 선두 린리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세 번째 고비와 마주했다.

보내기 번트와 아웃카운트를 맞바꾼 김광현은 1사 2루에서 왕성웨이에게 1타점 중전 적시타를 맞았다.

가오위제에게 또 중전 안타를 맞자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김광현을 내리고 하재훈을 투입했다.

하재훈이 두 타자를 범타로 막아 김광현의 추가 실점은 없었다.

한국 타선은 5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고도 좀처럼 대만 우완 선발 투수 장이를 공략하지 못했다.

장이의 높게 들어오는 빠른 볼을 방망이에 제대로 맞히지 못했다.

스플리터에는 방망이가 헛돌았다.

장이는 6⅔이닝 동안 공 112개를 던져 안타와 볼넷을 4개씩 내주고도 무실점으로 역투해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1회 박민우의 볼넷과 김하성의 내야 안타로 잡은 무사 1, 2루 찬스를 놓친 게 대만에 주도권을 내준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이정후가 인필드플라이 아웃으로 물러났고, 장이의 보크로 이어간 1사 2, 3루 절호의 기회에선 박병호가 얕은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김재환마저 삼진으로 돌아서 한국은 소득 없이 돌아섰다.

박민우의 볼넷과 2루 도루로 엮은 5회 2사 2루에선 이정후의 안타성 타구를 걷어낸 대만 유격수 왕성웨이의 호수비 탓에 또 득점에 실패했다.

김 감독은 하재훈, 고우석(6회) 등 광속구를 던지는 투수들을 차례로 투입해 대만 타선을 힘으로 찍어 눌렀다.

그러나 7회 무사 1루에서 구원 등판한 원종현이 무너지면서 한국은 추격의 동력을 잃었다.

원종현은 왕보룽을 볼넷으로 내보내 맞은 2사 1, 2루에서 천춘슈에게 좌측 펜스를 크게 넘어가는 석 점 홈런을 맞고 고개를 숙였다.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등판한 문경찬이 9회 린훙위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7점째를 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