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전시장·편집숍…어머, 여기 은행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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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점포로 차별화 나선 은행들
국민은행 서초동 '유니버설 허브'
KEB하나은행, 서점·편집숍 등과 협업
신한은행 홍익대점, 미술작품 전시
농협은행 역삼점, 초콜릿 전문점 입점
국민은행 서초동 '유니버설 허브'
KEB하나은행, 서점·편집숍 등과 협업
신한은행 홍익대점, 미술작품 전시
농협은행 역삼점, 초콜릿 전문점 입점
서울 서초동 삼풍아파트 단지 인근에 한 카페가 최근 문을 열었다. 1층 공간 곳곳에 화초가 가득하고 인테리어도 세련돼 주변 지역에 입소문이 퍼졌다. 점심시간엔 인근 지역 직장인, 오전과 오후 시간대엔 주부들이 즐겨 찾는다. 쿠키를 포함한 베이커리 메뉴도 인기다. 보통의 카페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이곳에서 굳이 특이한 점을 찾는다면 매장 한 구석에 놓인 5대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다.
이곳은 일반 카페가 아니라 국민은행 서초동종합금융센터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8일 ‘유니버설 허브’ 역할을 하는 첫 번째 점포로 이곳을 열었다. 인근 영업점을 대표하는 거점 점포라는 의미다. 서울 교대역 인근에 새로 문을 연 무인점포, 현금 거래 없이 상담 전용 창구만 운영하는 남부터미널의 캐시리스(cashless)점포 등이 유니버설 허브 산하에 있는 영업점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유니버설 허브에선 기업·개인뱅킹, 고액자산가 상담 등 풀(full)뱅킹 서비스를 제공하고 일반 영업점은 지역 특성에 맞게 특화했다”고 설명했다.
문화센터로 변신한 은행
은행 영업점이 변신 중이다. 은행 영업점뿐 아니라 카페, 문화공간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국민은행의 서초동 유니버설 허브가 대표적이다. 1층 카페 뒤편에는 송금·이체 등 간편업무를 담당하는 상담 창구 3개만 있다. 2층에는 부스 형태의 상담 창구 7개가 있다. 이곳은 고객 프라이버시를 위해 마련한 곳이다. 상담을 시작할 때 벽에 붙은 스위치를 누르면 유리 벽 내부로 특수 가스가 분사돼 투명하던 유리가 몇 초 만에 반투명으로 변한다. 3층도 프라이빗뱅커(PB) 상담 공간으로 쓰인다. 전통 한국 가옥처럼 내부를 꾸몄다.
한 층 더 올라가면 ‘스타라운지’가 나온다. 이곳은 VVIP 고객을 위한 세무, 부동산, 펀드 등 각 금융 분야 세미나를 위한 공간이다. 무료로 공간을 빌려주기도 한다. 국민은행은 와인 클래스와 같은 문화체험 이벤트도 매달 계획 중이다.
모바일 거래 급증…“점포 활용 방안 찾아내라”
은행들이 영업점을 특색있게 바꾸는 시도는 계속돼왔다. 국민은행은 과거 서울 을지로 영업점을 미술 작품으로 꾸미기도 했고, 대학 인근에 세미나실을 갖춘 점포를 열기도 했다. 하지만 유니버설 허브처럼 전국 영업점 도입을 계획한 것은 처음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서초동종합금융센터를 필두로 각 지역의 거점 점포를 특색있는 유니버설 허브로 꾸밀 계획”이라며 “1호점의 성과 등을 감안해 도입 점포 수와 속도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이 이 같은 시도를 하는 것은 최근 인터넷·모바일뱅킹 확산으로 영업점 방문자 수가 해마다 급격히 줄고 있기 때문이다. 예·적금 가입과 송금·이체 등 단순한 은행 업무는 이제 스마트폰만 있으면 대부분 해결할 수 있다. 반면 점포 수는 은행 마음대로 줄이기 힘든 구조다. 점포 수를 줄일 때 기존 인력을 활용할 방안이 마땅치 않은 데다 고령자와 같은 금융취약계층을 위해서라도 점포 문은 열어둬야 하기 때문이다. 기존 영업점을 최대한 활용할 방안에 관한 고민이 유니버설 허브가 나온 배경이다. 국민은행은 카페와 문화공간 등으로 영업점을 활용하면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소비자들이 영업점을 자주 찾을수록 각종 투자 상담과 금융상품 가입이 수월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점도 기대된다. KEB하나은행도 컬처뱅크 열어
이 같은 고민은 다른 은행에서도 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고심 끝에 ‘컬처뱅크’를 내놨다. 지점별로 공예, 서점, 가드닝(정원꾸미기), 패션 편집숍 등 다양한 테마별로 운영하고 있다. KEB하나은행 서울 광화문역지점엔 서점이 들어와 있다. 미니바에서는 커피와 맥주를 판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컬처뱅크에서 문화 수업을 받고, 전시를 관람한 소비자가 은행 고객으로 유입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홍익대지점을 카페와 미술 작품 전시 장소로 꾸몄다. 농협은행 역삼금융센터점엔 초콜릿 전문점이, 우리은행 잠실롯데월드몰점과 동부이촌동점엔 카페와 베이커리가 함께 들어섰다.
신뢰 회복 위한 홍보효과도
은행들은 특화 점포를 활용한 사회공헌활동으로 홍보 효과도 얻고 있다. 채용비리와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증권(DLS) 사고 등으로 떨어진 소비자 신뢰를 만회할 기회로 보고 있다. KEB하나은행이 충남 천안에서 문을 연 ‘컬처뱅크 5호점’은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한국어 교육 및 다양한 국가별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일요일에는 지역 의료기관과 함께 치과, 내과, 외과 관련 전문 의료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한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이곳은 일반 카페가 아니라 국민은행 서초동종합금융센터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8일 ‘유니버설 허브’ 역할을 하는 첫 번째 점포로 이곳을 열었다. 인근 영업점을 대표하는 거점 점포라는 의미다. 서울 교대역 인근에 새로 문을 연 무인점포, 현금 거래 없이 상담 전용 창구만 운영하는 남부터미널의 캐시리스(cashless)점포 등이 유니버설 허브 산하에 있는 영업점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유니버설 허브에선 기업·개인뱅킹, 고액자산가 상담 등 풀(full)뱅킹 서비스를 제공하고 일반 영업점은 지역 특성에 맞게 특화했다”고 설명했다.
문화센터로 변신한 은행
은행 영업점이 변신 중이다. 은행 영업점뿐 아니라 카페, 문화공간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국민은행의 서초동 유니버설 허브가 대표적이다. 1층 카페 뒤편에는 송금·이체 등 간편업무를 담당하는 상담 창구 3개만 있다. 2층에는 부스 형태의 상담 창구 7개가 있다. 이곳은 고객 프라이버시를 위해 마련한 곳이다. 상담을 시작할 때 벽에 붙은 스위치를 누르면 유리 벽 내부로 특수 가스가 분사돼 투명하던 유리가 몇 초 만에 반투명으로 변한다. 3층도 프라이빗뱅커(PB) 상담 공간으로 쓰인다. 전통 한국 가옥처럼 내부를 꾸몄다.
한 층 더 올라가면 ‘스타라운지’가 나온다. 이곳은 VVIP 고객을 위한 세무, 부동산, 펀드 등 각 금융 분야 세미나를 위한 공간이다. 무료로 공간을 빌려주기도 한다. 국민은행은 와인 클래스와 같은 문화체험 이벤트도 매달 계획 중이다.
모바일 거래 급증…“점포 활용 방안 찾아내라”
은행들이 영업점을 특색있게 바꾸는 시도는 계속돼왔다. 국민은행은 과거 서울 을지로 영업점을 미술 작품으로 꾸미기도 했고, 대학 인근에 세미나실을 갖춘 점포를 열기도 했다. 하지만 유니버설 허브처럼 전국 영업점 도입을 계획한 것은 처음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서초동종합금융센터를 필두로 각 지역의 거점 점포를 특색있는 유니버설 허브로 꾸밀 계획”이라며 “1호점의 성과 등을 감안해 도입 점포 수와 속도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이 이 같은 시도를 하는 것은 최근 인터넷·모바일뱅킹 확산으로 영업점 방문자 수가 해마다 급격히 줄고 있기 때문이다. 예·적금 가입과 송금·이체 등 단순한 은행 업무는 이제 스마트폰만 있으면 대부분 해결할 수 있다. 반면 점포 수는 은행 마음대로 줄이기 힘든 구조다. 점포 수를 줄일 때 기존 인력을 활용할 방안이 마땅치 않은 데다 고령자와 같은 금융취약계층을 위해서라도 점포 문은 열어둬야 하기 때문이다. 기존 영업점을 최대한 활용할 방안에 관한 고민이 유니버설 허브가 나온 배경이다. 국민은행은 카페와 문화공간 등으로 영업점을 활용하면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소비자들이 영업점을 자주 찾을수록 각종 투자 상담과 금융상품 가입이 수월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점도 기대된다. KEB하나은행도 컬처뱅크 열어
이 같은 고민은 다른 은행에서도 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고심 끝에 ‘컬처뱅크’를 내놨다. 지점별로 공예, 서점, 가드닝(정원꾸미기), 패션 편집숍 등 다양한 테마별로 운영하고 있다. KEB하나은행 서울 광화문역지점엔 서점이 들어와 있다. 미니바에서는 커피와 맥주를 판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컬처뱅크에서 문화 수업을 받고, 전시를 관람한 소비자가 은행 고객으로 유입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홍익대지점을 카페와 미술 작품 전시 장소로 꾸몄다. 농협은행 역삼금융센터점엔 초콜릿 전문점이, 우리은행 잠실롯데월드몰점과 동부이촌동점엔 카페와 베이커리가 함께 들어섰다.
신뢰 회복 위한 홍보효과도
은행들은 특화 점포를 활용한 사회공헌활동으로 홍보 효과도 얻고 있다. 채용비리와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증권(DLS) 사고 등으로 떨어진 소비자 신뢰를 만회할 기회로 보고 있다. KEB하나은행이 충남 천안에서 문을 연 ‘컬처뱅크 5호점’은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한국어 교육 및 다양한 국가별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일요일에는 지역 의료기관과 함께 치과, 내과, 외과 관련 전문 의료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한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