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비당권파인 유의동(오른쪽)·권은희 의원이 1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보수 대통합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미래당 비당권파인 유의동(오른쪽)·권은희 의원이 1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보수 대통합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이 10일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국당이 보수 통합을 위한 실무 작업에 들어갔지만 논의가 시작되기도 전에 난관에 부딪힌 모양새다.

변혁 신당추진기획단 공동단장인 권은희·유의동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유승민 변혁 대표가 보수를 재건하려는 노력은 향후 신당을 중심으로 이뤄지게 될 것”이라며 “한국당과 통합 논의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난 6일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유 대표 등에게 제안한 통합 논의 기구 설치에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이다. 두 의원은 “한국당은 유 대표가 생각하는 보수 재건의 통합 파트너가 아니다”며 “유 대표도 이 같은 입장 발표에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변혁은 통합 논의 기구에 참여하는 당 차원의 실무협상단도 구성하지 않기로 했다. 한국당은 통합추진단 실무진에 홍철호·이양수 의원을 배치한 데 이어 원유철 의원을 추진단장으로 내정했다. 유 의원은 “한국당이 일방적으로 통합 논의를 끌고가는 데 더 이상 대응하지 않기로 했다”며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보수 통합 논의에 끌려가지 않고 예정대로 신당 추진에 ‘올인’하겠다는 설명이다.

한국당의 보수 통합 제안에 변혁이 공개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은 향후 통합 논의가 본격화됐을 때 협상 국면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당이 당명 교체와 열린 공천 등을 제안하며 통합 의지를 내보이면 ‘당 대 당’ 통합 가능성이 아직 열려 있다는 것이다. 권 의원은 한국당이 ‘간판’을 바꿀 경우 연대·통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한국당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변혁은 이번주 신당추진기획단을 10명 내외로 확정하고 14일 첫 회의를 열겠다는 계획이다. 12월 신당 창당을 목표로 잡고 미국에 체류 중인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합류를 설득하기 위한 미국행도 준비하고 있다. 권 의원은 “안 전 대표의 합리적 중도를 위한 길 역시 유 대표처럼 신당을 중심으로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