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기술 주도권을 사수하기 위해 중국 업체들에 잇달아 칼을 빼들고 나섰다. 중국 하이센스에 TV 관련 특허 침해 금지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이번에는 중국 전자회사 TCL에 휴대전화 통신기술 관련 특허 소송을 제기했다.

LG전자는 이달 6일 독일 만하임 지방법원과 뒤셀도르프 지방법원에 중국 TCL을 상대로 '롱텀에볼루션(LTE) 표준특허' 침해 금지 소송을 제기했다고 10일 밝혔다.

표준특허는 관련 제품에서 특정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반드시 사용할 수밖에 없는 필수 기술 특허다.

소송의 쟁점이 된 표준특허는 총 세 가지로 △단말기의 전송 패킷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제어 방법 △단말기와 네트워크의 상향링크 동기화 과정 중에 간섭을 최소화하는 방법 △단말기와 네트워크간 상향링크 시간 동기를 맞추기 위한 타이머를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방법 등이다. 모두 휴대폰에서 LTE 통신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기술이다.

LG전자는 2016년 TCL에 첫 경고장을 보낸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특허 라이선스 협상을 요구했으나 TCL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TCL은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 1500만 대가 넘는 휴대폰을 판매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생규 LG전자 특허센터장 부사장은 "지적재산권은 부단한 연구개발의 결실이자 사업 경쟁력의 근원"이라며 "이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행위에는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4일(현지시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지방법원에 중국 하이센스를 상대로 TV 관련 특허 침해 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피고에 하이센스 미국법인 및 중국법인을 모두 포함시켰다.

LG전자는 기술 주도권을 놓고 경쟁사들에 강경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재작년 3월 미국 휴대폰 제조업체 BLU사, 지난해 6월 프랑스 휴대폰 제조업체 Wiko사를 상대로 각각 미국과 독일 법원에 LTE 표준특허에 대한 특허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BLU와는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고, Wiko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쟁점이 된 특허 3건 모두에 대해 최근 1심에서 승소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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