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지표가 약 12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한국 국채 5년물에 대한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5일(미국 현지시간) 27bp(1bp=0.01%포인트)로, 2007년 4월 30일(15bp) 이후 최저값을 기록했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기업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하는 파생상품이다.

CDS 프리미엄이 낮아지는 것은 해당 국가·기업의 부도 위험이 감소했다는 의미다.

정부에서는 유동성 등의 이유로 2008년 이후부터 CDS 프리미엄 시계열을 비교하고 있다.

CDS 프리미엄은 지난해 남북관계 개선 속에 36bp로 낮아졌고 올해 3월에는 주요국 금리 인상 기대가 옅어지면서 28bp까지 떨어졌다.

이후에는 미·중 무역갈등 속에 30bp대에서 등락하다가 이번에 27bp까지 내렸다.

스위스(9bp), 미국(15bp), 프랑스(19bp), 일본(21bp), 영국(25bp) 등 주요 선진국보다는 높지만, 중국(38bp), 인도(69bp) 등 신흥국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이는 지난달 미·중 양국이 1단계 무역 합의에 이르고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도 연기되면서 국제금융시장의 투자심리가 개선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최근 들어 미국 주가가 오르고, 미·중 무역 분쟁과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가 감소하면서 글로벌하게 위험회피 심리가 완화돼 모든 국가의 CDS 프리미엄이 하락한 데 따른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거래 잔액 자체는 줄었기 때문에 CDS 프리미엄을 위험자산 헤지용으로 활용하기보다는 투자용으로 사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한국 경제 기초체력에 대한 해외 투자자의 시각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외근 어려운 대내외 여건하에서도 한국 경제에 대한 해외투자자 등 국제사회의 신뢰를 확인하는 계기로 평가한다"며 "한두 지표의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겠지만 스스로 우리 경제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