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도쉘리 "권혁수 제안으로 탈의"
"사과문 대필과 협박도 있었다" 주장
권혁수, 긴급 기자회견 열고 전부 반박
"상의 탈의 및 대필 구도쉘리가 먼저 제안"
"극단적인 단어로 협박? 전혀 사실 아냐"
구도쉘리와 권혁수는 지난 9월 30일 '권혁수감성'에 올린 영상을 통해 함께 식당을 찾아 등뼈찜을 먹는 모습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구도쉘리는 식사 중 돌연 상의를 탈의했고, 그는 브라톱 차림으로 방송을 이어갔다. 이에 권혁수는 놀란 표정을 지었고, 끝내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해당 영상이 공개되자 네티즌들은 공공장소에서 상의를 탈의한 구도쉘리의 태도를 지적했다. 결국 구도쉘리는 세 차례의 사과 및 해명방송을 했다.
이후 구도쉘리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해당 사건에 대해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는 권혁수가 상의 탈의를 제안했으며 자신이 읊은 두 차례의 사과문을 권혁수 측이 대필한 것이라고 했다. 또 권혁수가 극단적 선택과 같은 자극적 단어로 그를 협박했다고도 전했다. 구도쉘리가 인터뷰를 통해 주장한 것과 이를 반박하는 권혁수의 기자회견 내용 및 카카오톡 대화, 녹취록 등을 통해 현재 두 사람이 온도 차를 보이고 있는 쟁점 3가지를 정리해봤다.
#1. 상의 탈의는 대체 누구의 아이디어인가 구도쉘리는 논란이 된 브라톱에 대해 "혁수 오빠 매니저님이 입고 오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XtvN '최신유행프로그램' 촬영이 있어서 권혁수 매니저에게 의상을 어떻게 입고 가야하는지 물었는데 이 같이 말했다는 것. 브라톱을 입고 간 '최신유행프로그램' 촬영이 끝난 후 등뼈찜을 먹으러 가서 그대로 라이브로 방송을 했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구도쉘리는 앞선 방송 촬영으로 이미 브라톱을 입고 있는 상태였던 자신에게 권혁수가 "'티셔츠를 입은 채로 촬영하다가 덥다면서 상의를 탈의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호주에 있어 한국 방송의 수위나 정서에 대해 잘 몰랐기에 권혁수에게 이를 물었으나 그가 허락했다는 주장이었다.
반면 권혁수는 단호하게 "절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맞섰다. 권혁수 측은 촬영 직전에 구도쉘리가 먼저 브라톱을 입고 촬영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으며, 권혁수는 당황해서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고, 오히려 매니저가 '굳이 그럴 필요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권혁수 역시 "방송 후 반응이 좋지 않자 본인이 실수한 게 있느냐고 물어보더라. 그래서 그렇지 않다고 안심시켰고, 마음에 걸리는 게 있으면 영상을 내리겠다고 했다. 그런데 이후 메신저로 '오빠가 괜찮으시다면 내리지 않아도 된다. 이건 10만 이상의 조회수가 나올 것이다. 대박 콘텐츠다'라는 내용을 보냈다"고 반박했다.
구도쉘리의 브라톱 논란이 한창일 때 권혁수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에는 "구도쉘리가 상의를 탈의했던 행동은 저희가 먼저 콘티를 제시했거나 사전에 약속한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려 드린다"는 글이 올라온 바 있다. 권혁수는 구도쉘리가 이 글의 정정 및 삭제를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그가 공개한 녹취록에서 구도쉘리는 "주작이라기보다는 어차피 이건 내가 봤을 때 콘셉트라고 해서 나쁜 게 아니다. 내가 이미 설명을 해서 밑판을 깔아놨다. 사람들도 당연히 방송할 때는 어느 정도 재미를 주기 위한 걸 인정할 거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니저님이라던가 누가 쓴 건지는 모르겠지만 정정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하며 글을 삭제하고 새롭게 올릴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2. 사과문은 누가 썼을까 방송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자 구도쉘리는 세 차례에 걸쳐 사과 및 해명 방송을 했다. 10월 7, 8일 사과 영상을 올렸고, 이어 9일 해명 방송을 했다. 구도쉘리는 두 차례에 걸쳐 읽은 사과문을 권혁수 측에서 대필한 것이라 주장했다. 그는 사과는 짧게 해야 한다는 유튜브 채널 피디의 코칭을 바탕으로 친구의 도움을 받아 사과문을 썼고, 이를 다시 피디에게 보냈다고 했다. 2차 영상 사과문은 아예 권혁수 측에서 직접 써줬다고 주장했다.
이에 권혁수 측은 "본인이 정신이 없으니 대필 같은 것도 가능하냐고 했다. 우리가 대필을 하자고 해서 시작한 것이 아니었다"고 했다. 구도쉘리가 먼저 대필이 가능하냐고 물었다는 것. 이에 권혁수는 천천히 고민하며 도와주자고 했고, 그렇게 사과 영상에 대해 개입을 하기 시작했다는 입장이다. 권혁수는 "첫 번째 사과 영상이라고 올린 것에 광고를 4번 올렸다. 우리 입장에서는 진정성이 없어 보인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진정성이 있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절대 강요하지 않았다"며 대필의 강제성을 부인했다.
권혁수 측이 공개한 카카오톡 대화에서는 유튜브 편집자가 구도쉘리에게 "글을 다 쓰긴 했는데 좀 길다. 이걸 드리는 게 마음 아프고 주제 넘는 것처럼 보여지기도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어 그는 "보시고 내키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말씀 달라"며 "이 사과문은 저나 혁수 형이 절대 강요하는 게 아니라 쉘리님 요청으로 도와드리는 입장에서 썼다는 걸 확인해주셔야 마음이 편할 것 같다"고 했다.
#3. 권혁수의 협박 있었나 구도쉘리는 이 문제로 권혁수로부터 연락을 받았고, '조작'에 대한 협박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권혁수가 "'연예계에서 주작(조작)한 거 알려지면 나 연예계 생명 끝이다. 간단한 주작(조작)? 괜찮을 수 있다. 근데 우리가 한 건 심각한 주작(조작)이다. 성범죄다. 성희롱이다. 남자인 나 권혁수가 여자인 너 구도쉘리 옷을 벗겼다? 옷을 벗으라고 시켰다? 그건 범죄다. 나 페미니스트들한테 고소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권혁수가 자신에게 "나 그렇게 되면 밥줄 끊겨서. 주변에 그런 식으로 자살한 연예인들도 많다. 일단은 묻으라'고 했다"고도 덧붙였다. 이 같은 권혁수의 발언에도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서 3주 동안 가만히 있었지만 사과 한마디 받지 못했다는 게 구도쉘리의 입장이었다.
이에 권혁수는 "수차례 해명 및 사과 방송을 하는 중에도 나는 쉘리의 입장에 서서 많은 분들을 욕 했다. 쉘리를 도와줄 사람은 나밖에 없을 거라 생각했다. 쉘리를 욕하는 모든 사람들을 우리가 같이 욕해줘야 한다고 했다"며 구도쉘리는 두둔하는 과정에서 거친 말이 오간 것에 대해서는 사과했다.
그러나 "극단적인 단어로 협박했다는 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 구도쉘리가 편집자와 통화를 하고나서 나와 전화를 했다. '어떤 일을 해도 편이 되어줄 수 있지만 네 대신 거짓말을 해줄 수는 없다. 나는 공인이고, 거짓말은 큰 잘못이다'라고 했다. 그러자 구도쉘리는 '한국에서 거짓말이 그렇게 큰 잘못이냐'고 하더라. 그래서 '난 거짓말을 해서 너의 편을 들어주면 난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해야한다. 거짓말을 해줄 수 없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한 치의 거짓도 없습니다."
권혁수는 목소리를 높여 구도쉘리의 입장을 전부 반박했다. 그는 "(구도쉘리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고, 다시 보고 싶다"면서 "사실 관계를 명확하게 밝히길 원한다. 타지에 온 (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 사실만 정확히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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