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삼영 삼성 감독 "멀티포지션 추구…효율적 야구하겠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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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경력 짧고, 코치 경험 없지만, 선수 위한 최적의 환경 만들 것"
"김헌곤과 구자욱이 중심 잡아줄 것…선수들도 변화 기대" 허삼영(47)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자신을 "젊은 나이에 실패를 경험한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프로야구 감독으로서는 약점일 수 있다.
하지만 허 감독은 '전력분석 전문가'로 명성을 쌓았고, 선수들과의 신뢰도 깊어졌다.
'20대에 한 실패'가 데이터와 효율로 무장한 허 감독에게는 강점이 될 수도 있다.
삼성은 4일 경산볼파크에서 마무리 훈련을 시작했다.
9월 30일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된 허삼영 감독은 이날 처음으로 선수들과 공식 훈련에서 만났다.
하지만 그동안 짧은 면담을 하며 2020시즌을 향한 밑그림을 그려나갔다.
허 감독은 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신과 삼성 선수단이 펼칠 멀티포지션, 효율적인 야구에 관해 설명했다.
투수 출신인 허삼영 감독은 1991년 삼성 고졸 연고구단 자유계약 선수로 입단해 5년간 현역으로 뛰었다.
1군 통산 성적은 4경기, 2⅓이닝, 평균자책점 15.43으로 초라했다.
현역 시절 허 감독은 강속구 투수로 주목받았지만, 고질적인 허리 부상으로 인해 선수 생활을 일찍 마쳤다.
하지만 허 감독은 성실함을 인정받아 1996년 훈련지원 요원으로 라이온즈에 입사했다.
1998년 이후에는 전력분석 업무를 담당하며 KBO리그에서 손꼽는 전력분석원으로 자리매김했다.
허 감독은 "23년 전 구단 일을 시작했다.
상상하지도 못했던 감독 자리에 올라 감회가 새롭다"고 운을 뗀 뒤 "멀티포지션, 효율적인 야구로 내년에는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허삼영 감독과의 일문일답.
-- 오늘 감독으로 첫 훈련을 지휘했다.
▲ 선수들에게 한 가지, '원칙을 지키자'라고 강조했다.
원칙을 지키면 팀이 강해지고, 선수 인생도 달라진다.
최근 우리 구단의 성적이 떨어졌지만,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본다.
내년에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하겠다.
-- 삼성 감독 선임을 '파격'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 올해 정규시즌이 끝날 때까지도 나는 전력분석·운영팀장을 겸직하면서 팀을 돕는 역할이었다.
프런트에서 김한수 (전) 감독을 모시는 사람이었다.
홍준학 단장께서 감독 제의를 하셨을 때 처음에는 '자신 없습니다'라고 고사했다.
나부터 '내가 팀을 이끌 수 있을까'라고 의심했다.
그러나 단장님과 20분 동안 대화하면서 용기가 생겼다.
23년 전에 프런트로 구단 생활을 시작했다.
감회가 새롭다.
-- 삼성의 현 전력을 냉정하게 살피면 어떤가.
▲ 우리 팀에는 대체 불가 선수는 없다.
이는 강점이자 약점이다.
그래서 '멀티포지션'을 추구하고자 한다.
특정 선수가 체력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경기에 자주 출장하면 경기력에 문제가 생긴다.
여러 선수가 복수의 포지션을 맡으면 주전 선수의 체력 문제를 해소하고, 경기력도 유지할 수 있다.
-- 멀티포지션에 대해 더 설명해달라.
▲ 올해 박해민은 체력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경기를 뛰었다.
주전 중견수 박해민을 대신해 좌익수 김헌곤이 중견수를 보고, 내야진에서 외야수로 뛸 수 있는 선수가 이동하고, 젊은 내야수가 기회를 얻는 선순환을 기대한다.
선수들도 내 뜻을 이해하고 있다.
3루수 이원석은 몸을 불린 덕에 장타가 늘었다.
대신 수비 폭이 좁아졌다.
이원석이 최근에 '새롭게 방향을 잡고 체중을 줄이겠다'고 말했다.
붙박이 3루수 이원석이 다른 포지션에도 설 수 있는 몸을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멀티포지션은 주전과 비주전을 가리지 않는다.
-- 선수들의 정신력 해이를 문제 삼는 팬도 있다.
▲ 선수단 내에 '정신적인 동력'도 있어야 한다.
선수 기량 문제는 코치진이 움직여 다듬을 수 있다.
그러나 선수들의 기강은 선수 스스로 잡아야 한다.
주장 박해민, 구자욱, 오승환 등 선수들이 중심을 잡을 것으로 믿는다.
-- 외국인 선수 영입 계획은.
▲ 외국인 선수는 리스트를 업데이트하고 있다.
(타자) 다린 러프와 (투수) 벤 라이블리와는 재계약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기량이 더 좋은 선수를 발견하면 다른 결정을 할 수도 있다.
우리 홈구장 라이온즈파크는 인플레이 타구의 타율이 높은 곳이다.
삼진과 땅볼을 많이 잡는 투수가 유리할 거란 분석은 했다.
6일에 도미니카공화국으로 떠나서 영입 리스트에 있는 선수들을 직접 볼 생각이다.
-- 데이터 야구에 강하다는 이미지가 있다.
▲ 나는 데이터, 숫자를 좋아한다.
그러나 데이터에는 한계가 있다.
데이터는 '효율적인 야구'를 펼치기 위한 도구"라며 "타자와 경기 상황에 맞는 강공 혹은 번트 작전, 투수 교체 등에는 데이터를 활용할 것이다.
하지만 야구는 선수가 한다.
선수가 최상의 상태로 뛸 환경을 만들겠다.
-- 코치 경험이 없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 현장 경험이 없는 건 사실이다.
부족한 부분은 인정한다.
대신 내게는 좋은 코치진이 있다.
경험이 많고 이론이 확실한 김용달 타격코치를 영입했고, 삼성을 잘 아는 정현욱 코치가 1군 투수코치를 맡는다.
이정식 배터리 코치는 인지도는 낮을 수 있어도 선수들의 마음을 잘 아는 코치다.
감독으로 선임된 뒤에 코치진과 2∼3시간씩 회의를 했다.
누군가 의견을 내고, 누군가는 찬성하고, 누군가는 반대하면서 더 좋은 방안을 찾는다.
점점 소통되는 것 같다.
오치아이 에이지 퓨처스(2군) 감독에게는 '1, 2군 사이 벽 낮추겠다.
대신 1군에 올라올 만한 선수는 '1군 경기 활용법'을 고려해 2군 경기에 뛰게 해달라'고 얘기했다.
오치아이 감독도 내 생각과 동일했다.
-- 현역 시절 경력이 화려하지 않다.
▲ 나는 실패를 일찍 경험했다.
그래서 실패담을 선수들에게 이야기할 수 있다.
선수들은 코치들의 성공담보다 실패담에 더 귀 기울인다.
나는 선수와 악수하는 걸 좋아한다.
손바닥의 굳은살을 만져보면 훈련량을 짐작할 수 있다.
전력분석팀장으로 있을 때도 선수들에게 '지금까지 노력이 헛되지 않게, 끝까지 가보자'라고 말했다.
2군 선수가 1군 선수를 넘어서려면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
-- 구단에 바라는 건.
▲ 내가 현장에서 할 수 없는 게 있다.
그런 부분을 신경 써 주시면 좋겠다.
예를 들어 '진루타의 보상'은 구단만이 할 수 있다.
구단이 연봉 계약을 할 때 진루타를 '가점 대상'으로 정하면, 선수들이 진루타를 만들려는 노력을 더 하지 않겠나.
-- 팀 중심을 잡아줄 선수를 꼽자면.
▲ 김헌곤과 구자욱이 이제는 팀의 중심에 설 나이다.
두 선수와는 면담도 했다.
두 선수가 내년에는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주장 박해민을 도울 것이다.
나보다 선수들이 변화에 대한 욕구가 더 크다.
정말 고마운 일이다.
-- 오승환과는 어떤 얘기를 나눴나.
▲ 계약할 때만 잠시 보고 지금은 통화를 한다.
오승환은 12월까지 서울에서 치료와 가벼운 웨이트트레이닝을 할 계획이다.
12월에는 캐치볼을 시작하는 단계까지 몸 상태를 올린다고 한다.
오승환이 '행동으로 보여주겠다'고 했다.
그 한 마디가 모든 걸 정리했다.
-- 팬들은 포스트시즌 진출을 원할 것 같다.
▲ 당연한 일이다.
나도 당장 어떤 성적을 장담할 수 없지만 무조건 높게 보고, 멀리 보겠다.
프로는 결과가 가장 중요하다.
또한 과정 없는 결과가 없으니 과정도 무시할 수는 없다.
효율적인 야구를 펼치겠다.
/연합뉴스
"김헌곤과 구자욱이 중심 잡아줄 것…선수들도 변화 기대" 허삼영(47)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자신을 "젊은 나이에 실패를 경험한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프로야구 감독으로서는 약점일 수 있다.
하지만 허 감독은 '전력분석 전문가'로 명성을 쌓았고, 선수들과의 신뢰도 깊어졌다.
'20대에 한 실패'가 데이터와 효율로 무장한 허 감독에게는 강점이 될 수도 있다.
삼성은 4일 경산볼파크에서 마무리 훈련을 시작했다.
9월 30일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된 허삼영 감독은 이날 처음으로 선수들과 공식 훈련에서 만났다.
하지만 그동안 짧은 면담을 하며 2020시즌을 향한 밑그림을 그려나갔다.
허 감독은 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신과 삼성 선수단이 펼칠 멀티포지션, 효율적인 야구에 관해 설명했다.
투수 출신인 허삼영 감독은 1991년 삼성 고졸 연고구단 자유계약 선수로 입단해 5년간 현역으로 뛰었다.
1군 통산 성적은 4경기, 2⅓이닝, 평균자책점 15.43으로 초라했다.
현역 시절 허 감독은 강속구 투수로 주목받았지만, 고질적인 허리 부상으로 인해 선수 생활을 일찍 마쳤다.
하지만 허 감독은 성실함을 인정받아 1996년 훈련지원 요원으로 라이온즈에 입사했다.
1998년 이후에는 전력분석 업무를 담당하며 KBO리그에서 손꼽는 전력분석원으로 자리매김했다.
허 감독은 "23년 전 구단 일을 시작했다.
상상하지도 못했던 감독 자리에 올라 감회가 새롭다"고 운을 뗀 뒤 "멀티포지션, 효율적인 야구로 내년에는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허삼영 감독과의 일문일답.
-- 오늘 감독으로 첫 훈련을 지휘했다.
▲ 선수들에게 한 가지, '원칙을 지키자'라고 강조했다.
원칙을 지키면 팀이 강해지고, 선수 인생도 달라진다.
최근 우리 구단의 성적이 떨어졌지만,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본다.
내년에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하겠다.
-- 삼성 감독 선임을 '파격'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 올해 정규시즌이 끝날 때까지도 나는 전력분석·운영팀장을 겸직하면서 팀을 돕는 역할이었다.
프런트에서 김한수 (전) 감독을 모시는 사람이었다.
홍준학 단장께서 감독 제의를 하셨을 때 처음에는 '자신 없습니다'라고 고사했다.
나부터 '내가 팀을 이끌 수 있을까'라고 의심했다.
그러나 단장님과 20분 동안 대화하면서 용기가 생겼다.
23년 전에 프런트로 구단 생활을 시작했다.
감회가 새롭다.
-- 삼성의 현 전력을 냉정하게 살피면 어떤가.
▲ 우리 팀에는 대체 불가 선수는 없다.
이는 강점이자 약점이다.
그래서 '멀티포지션'을 추구하고자 한다.
특정 선수가 체력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경기에 자주 출장하면 경기력에 문제가 생긴다.
여러 선수가 복수의 포지션을 맡으면 주전 선수의 체력 문제를 해소하고, 경기력도 유지할 수 있다.
-- 멀티포지션에 대해 더 설명해달라.
▲ 올해 박해민은 체력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경기를 뛰었다.
주전 중견수 박해민을 대신해 좌익수 김헌곤이 중견수를 보고, 내야진에서 외야수로 뛸 수 있는 선수가 이동하고, 젊은 내야수가 기회를 얻는 선순환을 기대한다.
선수들도 내 뜻을 이해하고 있다.
3루수 이원석은 몸을 불린 덕에 장타가 늘었다.
대신 수비 폭이 좁아졌다.
이원석이 최근에 '새롭게 방향을 잡고 체중을 줄이겠다'고 말했다.
붙박이 3루수 이원석이 다른 포지션에도 설 수 있는 몸을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멀티포지션은 주전과 비주전을 가리지 않는다.
-- 선수들의 정신력 해이를 문제 삼는 팬도 있다.
▲ 선수단 내에 '정신적인 동력'도 있어야 한다.
선수 기량 문제는 코치진이 움직여 다듬을 수 있다.
그러나 선수들의 기강은 선수 스스로 잡아야 한다.
주장 박해민, 구자욱, 오승환 등 선수들이 중심을 잡을 것으로 믿는다.
-- 외국인 선수 영입 계획은.
▲ 외국인 선수는 리스트를 업데이트하고 있다.
(타자) 다린 러프와 (투수) 벤 라이블리와는 재계약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기량이 더 좋은 선수를 발견하면 다른 결정을 할 수도 있다.
우리 홈구장 라이온즈파크는 인플레이 타구의 타율이 높은 곳이다.
삼진과 땅볼을 많이 잡는 투수가 유리할 거란 분석은 했다.
6일에 도미니카공화국으로 떠나서 영입 리스트에 있는 선수들을 직접 볼 생각이다.
-- 데이터 야구에 강하다는 이미지가 있다.
▲ 나는 데이터, 숫자를 좋아한다.
그러나 데이터에는 한계가 있다.
데이터는 '효율적인 야구'를 펼치기 위한 도구"라며 "타자와 경기 상황에 맞는 강공 혹은 번트 작전, 투수 교체 등에는 데이터를 활용할 것이다.
하지만 야구는 선수가 한다.
선수가 최상의 상태로 뛸 환경을 만들겠다.
-- 코치 경험이 없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 현장 경험이 없는 건 사실이다.
부족한 부분은 인정한다.
대신 내게는 좋은 코치진이 있다.
경험이 많고 이론이 확실한 김용달 타격코치를 영입했고, 삼성을 잘 아는 정현욱 코치가 1군 투수코치를 맡는다.
이정식 배터리 코치는 인지도는 낮을 수 있어도 선수들의 마음을 잘 아는 코치다.
감독으로 선임된 뒤에 코치진과 2∼3시간씩 회의를 했다.
누군가 의견을 내고, 누군가는 찬성하고, 누군가는 반대하면서 더 좋은 방안을 찾는다.
점점 소통되는 것 같다.
오치아이 에이지 퓨처스(2군) 감독에게는 '1, 2군 사이 벽 낮추겠다.
대신 1군에 올라올 만한 선수는 '1군 경기 활용법'을 고려해 2군 경기에 뛰게 해달라'고 얘기했다.
오치아이 감독도 내 생각과 동일했다.
-- 현역 시절 경력이 화려하지 않다.
▲ 나는 실패를 일찍 경험했다.
그래서 실패담을 선수들에게 이야기할 수 있다.
선수들은 코치들의 성공담보다 실패담에 더 귀 기울인다.
나는 선수와 악수하는 걸 좋아한다.
손바닥의 굳은살을 만져보면 훈련량을 짐작할 수 있다.
전력분석팀장으로 있을 때도 선수들에게 '지금까지 노력이 헛되지 않게, 끝까지 가보자'라고 말했다.
2군 선수가 1군 선수를 넘어서려면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
-- 구단에 바라는 건.
▲ 내가 현장에서 할 수 없는 게 있다.
그런 부분을 신경 써 주시면 좋겠다.
예를 들어 '진루타의 보상'은 구단만이 할 수 있다.
구단이 연봉 계약을 할 때 진루타를 '가점 대상'으로 정하면, 선수들이 진루타를 만들려는 노력을 더 하지 않겠나.
-- 팀 중심을 잡아줄 선수를 꼽자면.
▲ 김헌곤과 구자욱이 이제는 팀의 중심에 설 나이다.
두 선수와는 면담도 했다.
두 선수가 내년에는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주장 박해민을 도울 것이다.
나보다 선수들이 변화에 대한 욕구가 더 크다.
정말 고마운 일이다.
-- 오승환과는 어떤 얘기를 나눴나.
▲ 계약할 때만 잠시 보고 지금은 통화를 한다.
오승환은 12월까지 서울에서 치료와 가벼운 웨이트트레이닝을 할 계획이다.
12월에는 캐치볼을 시작하는 단계까지 몸 상태를 올린다고 한다.
오승환이 '행동으로 보여주겠다'고 했다.
그 한 마디가 모든 걸 정리했다.
-- 팬들은 포스트시즌 진출을 원할 것 같다.
▲ 당연한 일이다.
나도 당장 어떤 성적을 장담할 수 없지만 무조건 높게 보고, 멀리 보겠다.
프로는 결과가 가장 중요하다.
또한 과정 없는 결과가 없으니 과정도 무시할 수는 없다.
효율적인 야구를 펼치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