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초기 경선 지역서 약세…아이오와·뉴햄프셔 1위 내줘
내년 미국 대선을 꼭 1년 남겨둔 3일(현지시간) 본선 티켓을 거머쥐기 위한 민주당 주자들의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공화당은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후보 확정이 기정사실처럼 여겨지지만 민주당은 주자 난립 속에 결과를 예측하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에서는 모두 26명의 주자가 출사표를 던졌다가 9명이 중도에 하차했지만 아직도 17명이나 되는 주자들이 남아 있다.
미국 언론들이 대선 1년 전인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를 보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여전히 수위를 달리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와 ABC가 지난달 27~30일 실시한 공동 조사에 따르면 바이든이 민주당 지지층과 민주당 성향 무당층에서 9월 초 조사 때와 같은 27%로 선두를 달렸고,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4%포인트 오른 21%,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19%를 기록했다.
폭스뉴스가 지난달 27~30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바이든 31%, 워런 21%, 샌더스 19% 순이었다.
피터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이 7%로 4위에 올랐다.
또 월스트리트저널과 NBC의 지난달 27~30일 공동 여론조사에서는 바이든 27%, 워런 23%, 샌더스 19%의 결과가 나왔다.
이런 결과는 올해 상반기만 해도 바이든 전 부통령이 압도적 1위를 달리던 것과 비교해 몇 달 새 달라진 양상이다.
특히 최근 들어 워런 의원의 상승세가 두드러지면서 바이든과 워런이 앞서고 샌더스가 뒤쫓는 '2강 1중' 구도라는 평가가 많이 나온다.
요약하면 바이든 대세론이 서서히 허물어지면서 바이든과 워런이 수위를 다투는 혼전 양상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각론으로 들어가면 경선 예측이 좀더 쉽지 않다.
초반 경선 판도를 좌우하는 초기 경선 지역에서 바이든이 예상밖 고전을 하는 조사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미국 여론조사가 기관이나 지역에 따라 들쭉날쭉해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지만, 최근 뉴욕타임스(NYT)가 시에나 대학과 공동으로 실시한 아이오와주 여론조사를 보면 바이든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는 내년 2월 3일 민주당의 첫 경선으로 수많은 후보를 4~5명 안팎으로 1차 정리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날 기준으로 꼭 3달이 남아 있다.
지난달 25~30일 실시된 이 여론조사를 보면 아이오와에선 워런이 22%로 선두를, 샌더스가 19%, 부티지지가 18%로 뒤를 이었고, 바이든은 17%에 머물렀다.
NYT는 "이 조사는 지난 4월 출마 선언 후 아이오와는 물론 전국 단위 조사에서 1위를 지켜온 바이든에게 두려운 신호들로 가득 차 있다"며 "초기 경선 지역에서 상대적 약세는 그가 후보로 선출되는 데 심각한 위협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오와에 이어 두 번째 경선이 치러지는 뉴햄프셔 역시 바이든에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2월 11일 예정된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는 꼭 100일 남았다.
CNN이 뉴햄프셔대학과 공동으로 지난달 21~26일 실시한 조사를 보면 샌더스 21%, 워런 18%에 이어 바이든은 15%로 밀려났고, 부티지지는 10%의 지지율을 얻었다.
바이든은 지난 7월 조사 때보다 무려 9%포인트나 하락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민주당 경선은 아이오와 코커스를 100일도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 매우 경쟁적이고 유동적인 상황"이라며 "바이든은 워런과 샌더스가 추격하는 와중에, 특히 워런과는 오차범위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