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거주자 외화예금이 지난 9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거주자 외화예금이란 내국인과 국내 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한 외국 기업 등이 보유한 국내 외화예금을 말한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하락했음에도 달러 매수는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달러는 단지 해외여행을 위해 환전하고 남은 돈을 보관하는 대상이 아니다. 하나의 금융자산이자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달러를 구매했거나 이미 보유하고 있다면 그냥 보관하기보다는 달러 금융상품 투자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놓치지 말자. 달러를 통해 재테크할 수 있는 금융상품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선 대표적인 것이 외화예금 통장이다. 달러를 외화예금 통장에 모았다가 환율이 상승해 달러 가치가 높아졌을 때 해지하면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 여행 시 외화예금 통장과 연계된 체크카드를 편리하게 사용하고, 남은 돈에는 이자까지 받을 수 있다. 외화 정기예금은 종류 및 기간이 다양하고 금리도 원화보다 높은 경우가 많다. 5000만원까지 예금자 보호도 가능하다. 환테크, 여행, 해외 주식투자 등 목적에 따라 다양한 저축 방법과 혜택을 제시하는 외화예금 상품이 많다.

단기자금 운용이 목적이라면 달러 환매조건부채권(RP)을 활용할 수 있다. 가입할 때 정해진 이자를 주는 상품으로, 국공채나 회사채에 투자해 연 1% 중반대 금리를 준다. 증권회사를 통해 가입할 수 있으며 입출금이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단 예금자 보호 대상은 아니다. 최근에는 국공채 위주로 투자하는 외화 머니마켓펀드(MMF) 등도 도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단기 달러 자금을 운용할 수 있는 선택폭이 더 넓어질 듯하다.

더욱 공격적인 투자를 추구한다면 달러형 금융투자 상품을 고려해 보자. 주가연계형 상품인 달러 주가연계증권(ELS), 주가연계펀드(ELF)는 상환 조건에 맞는다면 지수가 하락해도 확정적인 수익을 얻는 장점이 있다. 대표적인 중위험 중수익 상품으로 여전히 인기가 있다. 원화형 ELS 대비 쿠폰(액면금리) 수익률이 높고 기초자산도 다양해져 선택폭이 넓어졌다. 그 외 달러 채권 및 달러 투자 공모펀드도 많이 출시되고 있어 투자 성향에 맞게 달러를 활용한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

해외여행 때만 환전은 옛말…짭짤한 재테크 수단 된 달러
달러 재테크는 별도의 여유자금을 가지고 투자하는 것이 좋다. 금융상품을 통해 수익을 얻는다 하더라도 환율 변동폭에 따라 원금 손실을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자산 포트폴리오 분산 측면에서 투자하는 것을 권유한다.

안은영 신한PWM판교센터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