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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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앱(응용프로그램)으로 모든 은행 계좌를 조회·이용할 수 있는 ‘오픈뱅킹’ 시범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은행권의 생존 경쟁이 치열하다. 고객으로서는 실제 사용하는 은행 앱 하나만 선택해도 되는 시대가 열렸기 때문이다. 향후에는 오픈뱅킹에 가장 친화적으로 진화한 은행 앱이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얘기다.

오픈뱅킹 사용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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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뱅킹 서비스는 지난달 30일 10개 은행(국민·신한·우리·KEB하나·기업·농협·경남·부산·제주·전북은행)을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들 은행 앱에 들어가 ‘오픈뱅킹’ 메뉴를 선택한 뒤 타행 계좌를 직접 등록하면 된다. 한 앱에서 타행 계좌를 조회할 수 있고 이체·송금도 가능하다.

신한은행 앱 쏠(SOL)의 오픈뱅킹 메뉴에 들어가 봤다. 타행 계좌를 입력하니 국민·우리·카카오뱅크의 계좌가 차례로 등록됐다. ‘조회’ 항목을 선택하면 전체 계좌의 현황을 볼 수 있다. 계좌번호뿐 아니라 잔액이 얼마 있는지 곧바로 알 수 있다. 월급이체·자동이체·카드 연결 등으로 여러 개의 계좌를 사용한다면 한눈에 각 계좌 상태를 볼 수 있어 편리해진 셈이다. 쏠에서 국민은행 계좌에 있는 잔액을 카카오뱅크로 이체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자산 관리도 편리해졌다. 공인인증서만 있으면 통합관리를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쏠 앱은 은행뿐 아니라 증권 보험 연금 부동산 등 다른 자산을 모두 연결해 관리할 수 있게 했다. 신한금융뿐 아니라 다른 지주 계열사에 등록된 자산을 모두 모을 수 있다. 카드결제 예정액과 보험 해지환급 금액까지 은행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은행은 아예 ‘잔액 모으기’ 메뉴를 만들었다. 다른 은행에 있는 계좌를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번에 국민은행 계좌로 이체하는 기능이다. ‘예약’을 누르면 원하는 날짜를 설정할 수 있다. 카드 결제일, 월급일 등에 잔액 유지를 위해 여러 은행 계좌를 일일이 확인하고 이체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타행 계좌에서 바로 출금해 이 은행의 예적금·펀드에 가입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연말 핀테크사 출격

오픈뱅킹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갈 길은 멀다. 아직까지 일부 은행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특이한 기능은 찾기 어려웠다. 타행 이체 수수료를 무료로 해주는 정도다. 현재는 타행 계좌를 본인이 일일이 입력해 등록해야 하는 방식이어서 번거롭다는 지적도 있다. 일부 은행은 아직까지 타행 거래 시 공인인증서 등 추가 인증을 요구해 편의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있었다.

작동이 불안한 경우도 있다. 오픈뱅킹을 가입하려고 하면 휴대폰 내 백신 문제로 자동 종료되기도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오픈뱅킹이 아직 시범 서비스고 초기 단계여서 완전히 정착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아직까지는 기본적인 기능밖에 없지만 향후 핀테크 업체가 참여하면 소비자가 더 새롭게 느낄 만한 서비스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뱅킹 서비스는 단계적으로 확대 시행될 예정이다. 시범 시행에 들어간 10개 은행 외 나머지 8개 은행은 준비 상황에 따라 순차적으로 시작한다. 핀테크 기업 138곳은 12월 18일부터 참여한다. 핀테크 기업들은 은행이 제공하는 고객의 금융정보와 콘텐츠를 활용해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게 된다. 만약 토스나 카카오페이, 뱅크샐러드처럼 젊은 층에 이미 친숙한 플랫폼이 은행의 정보를 결합한 송금·자산관리 서비스를 내놓는다면 파급력이 더 클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