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L에 4개 발사관 탑재…이번에 3분 간격 2발만 시험 발사
軍 "발사충격 떨림 아직 보완 안된 듯…추가시험 가능성"
북한은 지난달 31일 초대형 방사포 2발을 3분 간격으로 시험 발사했다.

북한 관영 매체들은 1일 이번 시험이 연속사격체계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한 데 목적을 뒀다면서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8월 24일과 9월 10일에 이은 세 번째 시험사격 만으로 성공으로 평가한 것이다.

최근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및 미사일 개발은 거의 속전속결로 이뤄지는 양상이다.

구경 600㎜급 초대형 방사포 또한 시험 발사 전에는 포착되지 않았던 무기체계다.

지난 8월 첫 시험발사 다음날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보고 군 관계자들은 적잖이 당황했다고 한다.

군 관계자들은 북한이 구경 300㎜ 신형 방사포와 400㎜ 이상으로 추정되는 대구경 조종방사포를 성공적으로 개발하자, 더는 사거리 연장형 방사포를 추가 개발할 가능성을 낮게 봤다.

북한의 기술 카피 대상국인 중국도 400㎜급 방사포인 WS-2D를 운용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이런 예상을 깨고 600㎜급 '괴물' 방사포를 만들어냈다.

600㎜급 초대형 방사포를 개발했다고 밝힌 국가는 현재 북한이 유일하다고 한 군사 전문가가 2일 전했다.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는 이동식 발사차량(TEL)에 4개 발사관을 탑재해 운용한다.

TEL은 차량형, 무한궤도형 2종류가 있는데 8월 24일 1차 때와 지난달 31일 3차 발사 때는 차량형 TEL로 쐈다.

9월 10일 2차 발사 때는 4개 발사관을 지상에 고정해 놓고 발사했다.

초대형 방사포의 발사관이 4개인 데도 2발만 쏜 후 성공이라고 자평한 것에 궁금증이 생긴다.

통상 무기체계 시험 방식으로 보면 4개 발사관을 가진 무기를 4발 연속으로 발사해 평가해야 하는데 2발 연속 발사로만 검증했기 때문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발사 충격으로 인한 TEL의 떨림 현상을 완전히 극복할 수 있는 기술력을 아직 확보하지 못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현 상태에서 4발을 연속으로 발사하기에는 무리라는 것이다.

9월 10일 2차 발사 때는 평남 개천비행장 활주로 인근 야지에 화염 구덩이를 파고 화염막이까지 설치했다.

화염을 분산 시켜 발사대에 미치는 발사 충격을 줄이기 위한 임시방편이었다.

당시 2발을 쐈는데 1발은 330㎞를 비행했고, 나머지 1발은 내륙에 떨어진 것으로 탐지됐다.

발사 당시 충격이 발사관과 방사포탄의 내부 기능까지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번 3차 시험은 이런 실패를 만회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고 군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발사 때 발생하는 충격을 완충시키는 기술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4발을 연속으로 발사할 경우 자칫 발사관이 깨질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TEL에 탑재된 4개 발사관의 간격이 너무 좁게 설계된 것도 이런 가능성을 높인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북한은 시험발사 때 발사 간격을 1차 17분, 2차 19분에서 3차 때 3분으로 줄였다.

세 번째 시험사격에서 발사 간격을 획기적으로 줄여 일단 초보적인 연속발사체계는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물론 일부 군사 전문가들은 발사 간격이 미국 227㎜ 다연장로켓은 5초, 중국의 400㎜급 대구경 다연장로켓은 6초가량이어서 북한의 연속발사체계 기술이 이들 국가와 비교하면 낮다고 주장한다.

북한은 세 번째 시험을 통해 초대형 방사포의 연속사격체계의 완벽성이 검증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북한의 미사일 등에 대응해 남쪽에서 갖추고 있는 탐지 및 대응타격 능력을 고려하면 포 발사 사이에 3분씩이나 준비시간이 걸리는 것은 무기체계로서 완전성을 갖추지 못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또한 북한은 지난달 31일 초대형 방사포 시험 사격 때 해상에 목표물을 설정하지 않고 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300㎜와 400㎜ 방사포를 시험 사격할 때 해상의 지정된 목표물을 향해 발사했다.

이는 방사포탄의 유도 기능과 정확도를 측정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이번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 때 해상에 목표물을 설정하지 않고 쏜 것은 정확도 보다는 연속 발사 검증에 중점을 뒀음을 보여준다.

3분 간격으로 발사된 2발 중 1발은 최대 370㎞를 날았고, 나머지 1발도 이에 조금 못 미치는 거리로 날아가 동해상에 모두 낙하했다.

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개발한 초대형 방사포와 같은 무기체계는 발사 후 충격 완충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정확도와 직결된다"면서 "북한은 아직 이런 기술 능력을 완전히 갖추지 못해 보완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과 군 관계자들은 북한이 4발 연속 발사체계 검증을 위한 추가 시험 발사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지난달 10일 연속 발사 때 실패하면서 국방과학원이 질책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번에는 그 실패를 만회하려는 차원에서 서둘러 2발 연속 시험을 한 것으로 보인다.

추가 시험발사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전문연구위원은 "3분 간격으로 2발 연속 발사는 성공했으나 야지 운용 능력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4발 연속 발사와 야지 운용 능력 검증 발사 시험이 추가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