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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레데릭 마젤라, 고향 기차표 못구해 동생차 탔다가 '탑승 공유' 사업 아이디어 '번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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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레데릭 마젤라 프랑스 블라블라카 CEO

    장거리 목적지 같은 운전자-탑승자 연결
    2억弗 투자유치로 단숨에 유니콘 '우뚝'
     일러스트=전희성  기자 ljh9947@hankyung.com
    일러스트=전희성 기자 ljh9947@hankyung.com
    블라블라카(BlaBlaCar)는 도시 간 이동을 할 때 목적지가 같은 운전자와 탑승자를 연결해주는 차량공유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다. 현재 프랑스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22개국에서 8000만 명에 이르는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15년 벤처캐피털 인사이트벤처파트너스 등을 통해 2억달러(약 2400억원)를 투자받으며 단숨에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 반열에 들었다. 한 번에 투자받은 금액으로는 프랑스 스타트업 사상 최대였다.

    블라블라카는 2006년 프레데릭 마젤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했다. 마젤라는 프랑스에서 가장 성공한 스타트업을 일군 뒤에도 유럽 스타트업 생태계의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직접 수십 개 스타트업에 지분을 투자하고, 프랑스 정부의 스타트업 육성 사업인 스타트업 캠퍼스 ‘스타시옹 F’ 운영에도 관여하고 있다.

    크리스마스 귀향길에서 시작된 ‘대박 사업’

    마젤라는 소위 말하는 ‘엄친아’다. 어린 시절 직업 피아니스트가 되기 위해 훈련을 받았을 정도로 예술에 재능을 보였다. 이후 학업에 매진할 뜻을 가진 뒤로는 줄곧 엘리트 코스만 밟았다. 프랑스 그랑제콜(소수정예 특수대학) 중 하나인 고등사범학교(ENS)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마젤라는 미국으로 건너가 스탠퍼드대에서 컴퓨터공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스탠퍼드대 재학 중에는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3년간 연구원으로 일하기도 했다.

    마젤라가 처음 기업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 건 스탠퍼드대 재학 시절이었다. 그가 학위 과정을 밟던 2000년대 초반 스탠퍼드대에서는 학생들의 창업이 유행하고 있었다. 구글의 공동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가 스탠퍼드대를 다니며 사업을 키우기 시작했던 것도 이 시기다. 그때까지만 해도 기업가 정신이라는 것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마젤라는 당시 미국 대학가의 창업 열기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는 유럽으로 돌아와 프랑스 인시아드(INSEAD)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들으며 기업가가 되기 위한 자질을 익혔다.

    블라블라카가 시작된 계기는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크리스마스를 앞둔 마젤라는 파리에서 고향인 낭트로 가는 기차표를 구할 수 없어 여동생의 차를 이용하게 됐다. 500㎞가 넘는 길을 가는 동안 마젤라는 도로 위에 운전자 혼자만 탄 차량이 많은 것을 보게 됐다. 그는 문득 이런 비효율적인 관행을 바꿀 수 없을까 생각하게 됐고, 이 생각을 사업 기회로 활용해야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는 “사업을 할 생각에 너무 흥분돼서 사흘 연속 잠을 자지 못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마젤라는 3년간 구상 기간을 거친 뒤 2006년 정식으로 카셰어링 사업을 시작했다.

    블라블라카라는 이름은 서양에서 ‘말소리’를 뜻하는 ‘블라(blah)’에서 따왔다. 블라블라카를 이용하는 고객은 장시간 이동하는 동안 서로 불편하지 않도록 각자의 ‘수다스러움’ 정도를 미리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설정할 수 있는데 이때 ‘블라블라’ 척도가 활용된다. 가장 낮은 수준인 ‘블라’부터 가장 수다스러운 수준인 ‘블라블라블라’까지 세 단계가 있다.

    블라블라카가 인기를 끌게 된 건 2010년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 사건이 있은 뒤부터다. 당시 분진 등으로 인해 유럽 전역에서 엿새간 항공기 운항이 중단되는 일이 발생하자 블라블라카를 대체 서비스로 찾는 사람이 급증했다. 2010년 30만 명에 불과했던 블라블라카 회원 수는 2011년 100만 명으로 늘었고 2014년엔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시장·가격 차별화 통해 승승장구

    블라블라카가 유럽에서 가장 성공적인 차량공유 스타트업이 될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는 각국 규제 당국과 큰 갈등을 빚지 않았다는 점이다. 블라블라카가 우버 등 경쟁기업보다 상대적으로 당국의 간섭을 덜 받았던 것은 시장이 달랐기 때문이다. 블라블라카는 도시 혹은 국가를 넘나드는 장거리 이동을 목표로 하는 고객만을 서비스 대상으로 했다. 그 결과 단거리 이동 서비스에 특화한 경쟁사들이 택시 노조나 규제 당국과 씨름하는 동안 비교적 손쉽게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다.

    블라블라카는 가격 측면에서도 다른 기업들과 차별화된 전략을 취했다. 대부분 차량공유 업체가 서비스 이용 가격을 택시 등 대중교통과 비슷한 수준으로 높게 책정한 데 비해 블라블라카는 이동에 소요되는 유류비 정도만을 받았다. 가령 파리에서 런던으로 가는 비용은 기차가 275유로, 저비용항공이 130유로, 버스가 70유로 정도인데, 블라블라카로는 30유로면 된다. 블라블라카를 통해 이동 수단을 제공하는 사람들은 기름값 정도만 벌어도 이득이라는 생각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블라블라카는 ‘노쇼’ 이용자에 대해 강한 페널티를 가하고 있다. 또 특정 시간과 기간에 서비스 이용 가격이 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엄격한 가격 상한제를 시행하고 있다.

    마젤라는 투자가로서도 명성을 얻었다. 마젤라는 프랑스 스타트업 생태계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매년 투자하고 있다. 마젤라는 프랑스 정부의 창업 인큐베이터인 스타시옹 F 운영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2017년 스타시옹 F 창립 당시부터 지금까지 이사회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마젤라는 “나의 목표는 유럽에서도 하루빨리 미국과 같은 창업 열기가 확산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인들의 마음가짐이 점차 변하고 있는 것을 느낀다”며 “10년 전에는 모두 창업을 두려워했지만 이제 ‘쿨(cool)’한 일이란 인식이 퍼지고 있다”고 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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