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워커 英보행단체 워크21 대표, 박원순 시장에 제안
영국 전문가 "서울로7017, 지역공동체·서울역과 연결성 높여야"
"서울로7017은 거대한 문어 같습니다.

지금은 골목길이 하나뿐이지만 앞으로 7개 골목길이 연장되면 총 8개의 다리가 있는 문어가 됩니다.

각각의 다리와 연결되는 지역 공동체와 연결성을 높이는 게 중요합니다.

"
영국 보행시민단체 '워크21파운데이션'(Walk21 Foundation) 짐 워커 대표는 26일 박원순 서울시장과 면담에서 서울로7017의 개선 방향을 이같이 제안했다.

워커 대표는 지난 24일 서울시와 콘퍼런스 개최 협의를 위해 방한해 서울로7017, 한양도성길, 청계천 등 서울의 주요 보행길을 둘러본 뒤 이날 시청에서 박원순 시장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워커 대표는 "지역 공동체가 먼저 나선 다른 글로벌 하이라인(공중보행로) 프로젝트와 달리 서울로7017은 박 시장이 먼저 시작한 프로젝트인 만큼 이제 지역 주민의 참여를 끌어내야 하는 과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보행로 끝에는 스포츠센터, 학교, 병원 등과 같은 최종 목적지가 있어야 한다"며 "건강한 삶의 방식을 추구하고, 생물 다양성이 있는 목적지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문어의 머리에 해당하는 부분이 서울역"이라며 "서울역으로의 연결성을 개선해 시민들이 쉽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 아이디어로는 ▲ 서울역 옥상 주차장에 공원 조성 ▲ 서울로7017과 서울역을 잇는 나선형 미끄럼틀 설치 등을 제시했다.

영국 전문가 "서울로7017, 지역공동체·서울역과 연결성 높여야"
한양도성길과 관련해서는 서울 도심의 옛길을 이용해서 인(仁)·의(義)·예(禮)·지(智)의 정신을 되새길 수 있는 '골든서클' 코스를 제안했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에 대해서는 "이미 문화, 전통적으로 중요한 지역이고, 도보로 쉽게 접근이 가능한 곳인 만큼 교통은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며 "지역주민 및 공동체와 협력을 통해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순 시장은 시민 참여를 높여야 한다는 데 공감하며 "온라인 시민 참여 플랫폼 '민주주의 서울'을 통해 서울로7017 관련 제안을 받겠다.

산과 수원지 보호를 위해 물길을 표시하는 작업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워크21파운데이션은 세계 도시의 보행권 인식 확산과 보행환경 개선을 목표로 2000년에 설립된 영국의 비영리단체다.

박 시장과 워커 대표는 해외 순방 등을 통해서 여러 차례 만나 보행정책에 대한 공감대를 이어오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