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실적 중심 평가제도 확 바꾼다"
우리은행이 영업실적 중심이던 기존 직원 평가제도(KPI)를 내년부터 대폭 개편한다. 고객 서비스 만족도와 수익률 개선도에 집중하는 것이 핵심이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사진)은 23일 서울 회현동 본점에 전국 영업본부장을 소집해 “고객 중심으로 KPI를 전면 개편하겠다”고 발표했다. 매년 상반기, 하반기 두 차례 이뤄지는 직원 평가에서 고객에게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를 중요 기준으로 삼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올 연말까지 이 같은 방향으로 KPI 개편 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다. 적용 시점은 내년 상반기 직원 평가부터다.

조직과 인력, 프로세스 등 자산관리 시스템 전반을 개편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고객 관점에서 각종 투자 포트폴리오를 집중 관리해주는 조직을 신설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투자상품 전반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상품 수익률이 위험구간에 진입하면 자동으로 알려주는 시스템도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조치는 우리은행이 판매한 금리연계 파생결합증권(DLS)의 대규모 원금 손실 사태에 따른 것이다. 지난 3월 중순부터 4월 중순 사이 우리은행에서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연계 DLS를 산 64명의 투자자는 평균 2억원의 돈을 맡겼다가 6개월 사이 8000만원만 되돌려받게 됐다. 손실률은 59.9%에 달한다.

손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투자금 손실로 고통과 어려움을 겪고 있을 고객들에게 송구스러운 마음을 전한다”며 “향후 전개될 분쟁조정 절차에서 고객 보호를 위해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