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프리어·새클러 미술관 공동 구축
미국 박물관 고려불화 16점 정보 집대성 누리집 개설
바다 건너 미국으로 간 고려불화에 대한 정보를 집대성한 누리집(archive.asia.si.edu/publications/goryeo/)이 만들어졌다.

문화재청은 미국 스미스소니언협회 소속 프리어·새클러 미술관과 함께 미국 8개 박물관이 소장한 고려불화 16점에 대한 고해상도 이미지와 해설을 담은 웹사이트 '고려불화 자세히 보기'(Goryeo Buddhist Painting: A Closer Look)를 개설했다고 23일 밝혔다.

외국에 있는 우리 문화재 18만2천여점 중 특정 주제의 유물 정보를 한 곳에 집약한 첫 사례다.

누리집에 등록한 고려불화 소장 기관과 작품 수는 프리어·새클러 미술관 3점, 메트로폴리탄박물관 5점, 보스턴미술관 3점,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미술관 1점, 브루클린미술관 1점, 하버드대 아서·새클러 박물관 1점, 클리블랜드미술관 1점, 로드아일랜드 디자인학교 박물관 1점이다.

영문과 한글 설명을 제공하는 누리집은 작품, 인물, 논고, 참고자료, 참고문헌, 문양사전 6개 주제로 구성된다.

작품을 클릭하면 불화 이미지를 감상하고, 다양한 정보 검색이 가능하다.

인물에는 미국 박물관에 있는 불화의 기존 소장자 정보를 담았다.

논고로 들어가면 박지선 용인대 교수, 정은우 동아대 교수, 키스 윌슨 프리어·새클러 미술관 학예사가 쓴 글이 있다.

문양사전은 중국, 일본과 구별되는 고려불화의 다양한 문양을 소개한다.

누리집은 구글 크롬을 통해 접속해야 이용하기 편리하고, 고화질 사진은 프리어·새클러 미술관 소장 작품만 내려받기가 가능하다.

나머지 작품에 대해서도 무료 사진 제공을 협의 중이라고 문화재청은 전했다.

미국 박물관 고려불화 16점 정보 집대성 누리집 개설
이 누리집 구축에 결정적 기여를 한 미국측 키스 윌슨 큐레이터는 누리집에 수록한 '고려불화: 미국으로의 전래'라는 글에서 "미국에 있는 고려불화는 한때 중국이나 일본 그림으로 알려졌으며, 이전 소장자들은 한국 작품을 구하고자 불화를 구매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고려불화는 지리적으로 고르게 분포하지 않고, 동부 해안 지역에 있는 유서 깊은 박물관에 많다"며 "미국 박물관은 대부분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전에 고려불화를 수집했고, 입수 형태는 기증이 많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시 영향력 있는 아시아 미술 수장가는 화려하게 표현한 독존의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를 선호했다"며 "16점 중 6점은 수장가들이 일본 여행 중에 사들였고, 나머지 10점 중 4점은 출처가 야마나카 상회이며 2점은 각각 도쿄와 고야산 소재 사찰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유통 경로가 불분명한 4점은 언제 어떻게 일본에 전래했는지 명확히 알 수 없으나, 미국 박물관 고려불화 거래는 모두 일본을 통해 이뤄졌다"며 "불화의 금전적 가치는 프리어가 1904년과 1906년에 구매하며 각각 지불한 3천500달러를 기준으로 삼을 수 있고, 이는 오늘날 9만 달러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7년간 노력 끝에 고려불화 누리집을 공동 개설한 프리어·새클러 미술관과 앞으로도 고려불화 제작기법, 재료에 관한 공동 연구를 추진하는 한편 또 다른 국외 소재 문화재를 대상으로 한 웹사이트를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