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한숨 못 이루고 결과만 기다렸는데, 음성으로 나와 정말 다행입니다.
" 20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추가 의심 신고가 접수된 경기도 파주시 농가 2곳이 정밀검사 결과 '음성'으로 판정돼 방역 당국과 지역 양돈 농가들이 한시름 놓게 됐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파주시에 따르면 전날 오전 파주시 적성면에서 돼지 2마리가, 파평면에서 돼지 1마리가 각각 폐사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파주지역과 경기북부 양돈 농가들은 초주검 상태였다.
그러나 21일 오전 방역 당국에서 최종 '음성' 판정이 나자 축산 농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파주시 파평면 덕천리에서 돼지 2천200마리를 키우는 이모(47)씨는 "어제 아침 불과 1㎞ 떨어진 농장에서 돼지 열병 의심 신고가 됐다는 날벼락 같은 소식을 접하고, 일손은커녕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다"면서 "다행히 음성 판정이 나 이제야 한숨 돌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씨는 올해 5월 북한의 ASF 발생 소식을 접한 뒤부터 농장 주변에 방역 울타리를 쳐 멧돼지 등 야생동물 접근을 막고, 외부 차량이나 사람들의 출입도 엄격히 통제하고 있었다.
5월 말부터 농장 진입로 50여m 구간에 생석회를 두껍게 깔고, 고압 세척기도 추가로 설치했다.
농장을 드나드는 사료 차량이나 분뇨 수거 차량 등에 혹시 묻어 들어올 수 있는 병원균을 완벽히 제거하기 위해 세차용 세척기보다도 더 강력한 세척기를 설치한 것이다.
이씨는 "모든 바이러스는 외부에서부터 들어오기 때문에 차량은 물론, 축사 안팎을 하루 2∼3차례 소독하면서 물샐틈없이 관리했다"면서 의심 신고 소식에 크게 당혹스러워했다.
파주시 법원읍에서 돼지 농장을 운영하는 이윤상 한돈 파주시 회장도 "음성 판정이 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어 천만다행"이라며 "지역 축산 농가들은 지금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이라며 답답한 마음을 내비쳤다.
그는 "정말 긴급한 볼일이 아닌 이상 축사 밖 외출은 전혀 나갈 생각을 않고 철저히 방역 작업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7일 파주에 이어 추가로 ASF 확진 판정을 받은 연천지역 축산농가들도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연천 한돈협회 성경식 회장은 "전날 파주에서 추가 의심 신고로 돼지 열병이 확산하는 게 아닌지 크게 걱정했다"면서 "결과가 음성으로 나와 같은 축산인으로 정말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파주, 연천과 맞닿은 양주 광적면에서 양돈업을 하는 조영욱씨는 "파주에서 추가 확진됐다면, 인접한 양주시도 확산은 시간문제였을 것"이라며 "하루에 세 번씩 방역 작업을 하며 제발 확산만 안 되길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날 오전 7시 20분께 파주시 적성면에서 돼지 2마리가, 오전 8시 40분께 파주시 파평면에서 돼지 1마리가 각각 폐사했다는 신고가 방역 당국에 신고됐다.
이들 농장의 돼지 사육 규모는 적성면 3천 마리, 파평면 4천200마리가량이다.
적성면 농장은 축주가 모돈 1마리와 육성돈(育成豚·성장 중인 돼지) 1마리가 폐사한 것을 확인해 파주시에 신고했다.
파평면 농장에서는 동물병원 수의사가 축주와 전화 통화를 하던 중 모돈 1마리가 폐사한 것을 알게 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의심 신고를 했다.
두 농장은 모두 두 번째로 ASF가 확인된 연천의 농장 방역대 10㎞ 이내에 자리해 17일부터 이동제한 조처가 내려진 곳이다.
연천 발생 농장으로부터 적성면 농장은 약 9㎞, 파평면 농장은 약 7.4㎞ 떨어져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