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독 씻겨가고 매몰지 침출될 수도…당국 "시설점검·소독에 만전"
"하필 이때 태풍까지"…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 더 어려워져
국내 유례없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으로 양돈업계에 초비상이 걸린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제17호 태풍 '타파'가 북상하면서 농가의 근심을 키우고 있다.

20일 기상청에 따르면 타파는 부산 앞바다에 올라올 무렵 중간 강도의 중형급 태풍으로 세력을 키울 것으로 예상됐다.

이날 오후부터 제주도를 시작으로 많은 비를 뿌리고 23일까지 우리나라에 호우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대한 총력 방역을 펼치고 있는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 비와 바람 피해가 예상된다"며 "축사의 시설 울타리나 지붕의 훼손이 우려돼 사전 점검을 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공기 중 전파가 되지 않고 야생멧돼지 등에 접촉해야 전염된다.

강풍으로 울타리나 창문 등이 훼손된다면 그만큼 전염 위험성이 커진다고 볼 수 있다.

방역 당국이 집중적으로 하는 축사 소독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돼지 축사는 밀폐된 경우가 많다"면서도 "축사 내부를 소독하고 축사 주변도 생석회를 뿌려놨는데, 비가 많이 오면 쓸려나갈 수 있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이어 "어쨌든 소독이 중요하기 때문에 태풍이 지나가면 소독을 곧바로 대대적으로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폭우로 매몰지의 돼지 사체가 빠르게 부패하거나, 침출수가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일각에서 나온다.

농식품부는 "태풍이 대한해협 쪽으로 빠져나가다 보니 경기 북부 지방에 내리는 비의 양이 많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만반의 대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농촌진흥청은 태풍에 따른 축사 침수를 우려하며 철저한 사전 점검과 보수를 당부했다.

특히 ▲축사 보수 ▲배수로 정비 ▲분뇨의 조기 배출 ▲축사 안팎에 대한 정기적 소독을 권장했다.

이어 "태풍이 지나간 후에는 축사를 환기하고 분뇨를 수시로 없애야 한다"며 "침수된 축사는 신속히 물을 빼고, 가축은 깨끗한 물로 씻고 소독해야 수인성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