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북 장수사과의 생산이 풍년을 이뤘지만, 가격 폭락으로 농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20일 장수군에 따르면 장수의 올해 예상 사과 생산량은 2만9천700여t으로 지난해 2만2천t보다 35%(7천700여t)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풍년의 슬픔' 장수 사과, 생산량 증가에 가격 곤두박질
장수군에서는 904개 농가가 1천85㏊에서 사과 농사를 짓는다.

이 가운데 홍로 농가가 542개로 가장 많고 재배 면적은 634㏊에 이른다.

8∼9월에 출하되는 홍로의 생산량은 지난해 1만1천425t보다 35%가량 늘었다.

하지만 홍로 가격은 작년보다 50∼60% 떨어져 농민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사과 10∼13개가 든 5㎏ 한 상자에 현재 1만8천원에서 2만1천원선에 팔리고 있다.

지난해 3만2천원에서 4만1천원보다 절반가량 떨어진 가격이다.

이처럼 가격이 폭락한 데에는 올해 추석이 일찍 들었고 태풍 등 기후 악조건 때문에 판매 저조와 가격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또 가을장마와 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사과 착색이 지연되는 등 추석 전 출하가 어려워진 점도 가격 폭락에 한몫했다.

더욱이 중만생종과 만생종이 출하되면 홍로의 가격 하락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국적인 현상이라고 장수군은 설명했다.

사과값이 폭락하자 농민들은 19일 장수군청 앞에 사과 3천 상자를 쌓아놓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농민 김모(59)씨는 "사과값이 떨어지고 태풍 '링링' 때문에 한우랑 사과랑 축제까지 취소돼 농가들이 죽을 맛이다"며 "사과 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방안이 하루빨리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장수군은 사과 팔아주기 운동과 직거래 장터 등을 벌여 농민들의 시름을 덜어줄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