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에서는 조직 운영과 인재 관리 방식의 변화를 찾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디지털 혁명이 몰고 온 일하는 방식의 변화, 회사의 주축이 된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자),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 등 여러 요인에 기인할 것이다. 또 구성원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강조하면서 본래 취지와는 상관없이 자칫 회사 일과 개인 삶에서의 행복 추구를 단순 이분법적으로 분리하고 리더와 팀원 간에 서로 눈치 보기를 하는 경향도 눈에 띈다.

글로벌 컨설팅사인 AT커니는 지난해 말 글로벌 산업별 기업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일에서의 행복을 주제로 ‘Joy@Work 설문조사 및 연구조사’를 했다. 이에 따르면 응답자의 90%가 일에서의 행복을 추구하지만 53%는 ‘실제 그렇지 못하다’고 답했다. 단지 37%만이 ‘일에서 행복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기업 구성원들은 어떤 조건이 충족될 때 일에서 행복을 느끼게 될까. AT커니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함께 일하는 팀의 조화 △내가 하는 일의 영향력 △과정과 결과에 대한 인정의 조합이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함께 일하는 팀의 조화다.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팀원들은 각자 고유의 역할을 수행한다. 축구 경기에서 전방 공격수, 미드필더, 수비수, 골키퍼가 각자의 역할을 조화롭게 해낼 때 최상의 결과를 이끌어내는 것과 같다. 각자 다양한 역할에 맞는 전문성을 갖춘 팀원이 호흡을 맞춰 공동의 목표로 나아갈 때 구성원의 행복감이 커진다.

두 번째로는 내가 하는 일의 영향력이다. 행복은 내가 하고 있는 일의 의미와 기여도를 명확하게 이해할수록 커진다. 내 일의 결과가 회사 전략에 어떤 기여를 하고 있고, 사회적으로 어떤 가치가 있는지 이해할수록 몰입도가 높아진다.

마지막으로 과정과 결과에 대한 인정이다. 리더는 최종 결과를 마무리해낸 팀원뿐 아니라 각자 역할을 충실히 해낸 팀원들의 기여를 충분히 인정하고 칭찬해야 한다. 성공적인 팀은 각 팀원이 서로의 성과를 이해하고 독려한다. 이를 통해 일에 대한 행복과 성공이 어우러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다.

치열한 비즈니스 현장에서 대부분의 리더는 본인과 구성원의 행복보다는 당장의 사업 성과와 목표 달성에 대부분의 시간과 노력을 쏟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실제 구성원들이 일에서 느끼는 행복이 성과 달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이해한다면, 지금부터라도 다음의 세 가지를 실천해 보기를 권한다. 먼저 구성원의 행복 추구를 우선 과제로 삼아라. 다음으로 다양한 역할과 전문성을 고려한 팀을 구성하자. 마지막으로 일의 과정과 결과에 대해 인정하고 격려하는 문화를 조성하라.

팀원들이 현재 일에서 느끼는 행복 수준과 기대치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작은 변화는 시작될 수 있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시장과 신기술의 홍수 속에서도 일터에서의 구성원 행복을 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보여주기식이 아닌 진정성 있는 변화를 위해 나아가는 기업이 최후의 승자로 남으리라 확신한다.

박승열 AT커니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