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학 고판화박물관장은 18일 종로구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 중국, 일본, 베트남 화조도 판화와 목판 등 자료 70여점을 선보이는 전시를 오는 27일 개막한다"고 말했다.
내년 1월 20일까지 진행되는 전시는 동아시아 화가들에게 영향을 미친 화조도를 집중 조명한다.
화조도(花鳥圖)는 꽃과 새 그림을 의미한다.
이번 전시는 고판화박물관이 그동안 개최한 전시와 비교하면 역사적·미술사적으로 크게 부각할 만한 작품은 적지만, 벽에 걸어두고 보면 좋을 듯한 유물이 많다.
한 관장은 "유명한 화가의 화조도 그림을 소유하고 싶은 욕망이 판화 제작으로 이어졌다"며 "마치 회화처럼 화려하고 아름다운 작품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화조도 판화에 대해 "현존하는 작품은 대부분 조선 후기에 제작됐는데, 외곽선은 판화로 찍고 나머지 부분은 채색한 경우가 많다"며 "20세기 초반 석판화 기법이 도입된 뒤 아름다운 채색 판화 병풍이 만들어졌다"고 덧붙였다.
전시에는 목판 연화(年畵)로 유명한 중국 양류칭(楊柳靑) 화조도 판화와 쑤저우(蘇州) 전통 판화를 복각한 작품, 일본 우키요에 화가들이 참여한 세밀한 판화 등이 나온다.
한 관장은 "특별전을 통해 동아시아인들이 집 안을 장식한 화조도를 만나고, 문화 보편성과 차별성을 확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판화박물관은 특별전과 연계해 이달 27∼28일 고판화문화제를 열어 학술대회, 판화 시연회, 인출(印出) 경연대회를 진행한다.
또 청주 고인쇄박물관이 다음 달 1일부터 12월 22일까지 개최하는 특별전 '동아시아 고판화의 아름다움'에서 중요 유물을 선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