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장 금리가 상승세(채권 가격 하락세)로 반전하면서 그동안 잘나가던 채권형펀드의 수익률도 올 들어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채권형펀드 274개의 최근 한 달간 수익률은 평균 -0.49%로 집계됐다. 채권형펀드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전환한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그동안 가파르게 하락했던 시장 금리가 지난달 중순부터 반등세를 나타내면서 채권형펀드 수익률이 함께 주저앉은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올 들어 계속돼온 채권형펀드로의 투자자금 순유입 행렬도 한풀 꺾이는 모양새다. 채권형펀드 설정액은 최근 한 달 기준으로 2799억원 늘어났지만 지난 1주일 동안에는 1436억원이 빠져나갔다. 이달 들어 국내 증시가 상승 국면으로 돌아선 만큼 위험자산으로 일부 자금이 이동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시장 금리의 최근 반등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많다.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데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기준금리 인하 추세가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 한 달 동안 한국과 미국 채권시장에서 0.25%포인트가량 금리가 상승하고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면서도 “미·중 무역분쟁, 노딜 브렉시트(합의 없는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글로벌 교역 둔화 등 요인에 따른 통화 완화 기조가 유효하기 때문에 채권 금리 하락 사이클이 끝났다고 보기엔 이르다”고 지적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