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무력사용보단 병력 증파나 방어 강화 등 억지조치 제안"
WP "美국방부, 사우디 석유시설 피격에 신중 대응 권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에 대한 공격을 이란의 소행으로 보고 대응책을 모색하는 가운데 미 국방 당국은 절제된 대응을 권고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7일(현지시간) 전했다.

WP에 따르면 익명을 전제로 견해를 밝힌 국방 당국자들은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과 관련해 어떠한 미국 인사나 시설도 표적이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미국의 직접적인 군사 대응은 합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만약 군사 대응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면 미 행정부는 이를 위한 유효한 법적 근거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방부 관리들은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걷잡을 수 없을 만큼 고조되면 이집트에서 파키스탄에 이르는, 최소 7만 명의 미 중부사령부 병력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국방부는 중동 분쟁에서 벗어나 중국과 경쟁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시점에 이란과 유혈 충돌로 나아갈 수 있는 긴장은 피하는 것이 낫다는 견해도 피력했다.

국방부 관리들은 이란에 대한 직접적인 무력 사용이 아니라, 역내 병력 증원과 방어 강화 등 새로운 억지 조치를 제안할 수 있다고 WP에 말했다.

이와 관련, 제임스 스타브리디스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총사령관은 미국이 이번 공격에 이란이 개입한 것으로 확신한다면, 국제사회에 증거를 제시하거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이란을 규탄하는 것이 차후 단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럽 동맹국들의 이란 핵합의 탈퇴 종용, 대(對)이란 제재 강화, 이란 에너지 기반시설에 대한 미사일 발사 또는 은밀한 공격이 시도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을 이란의 소행으로 강하게 의심하면서 '장전 완료'라며 군사적으로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지만, 이란과 전쟁을 벌이는 것에 대해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전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의 배후에 이란이 있을 가능성에 대해선 "지금 시점에서는 확실히 그렇게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란과 전쟁을 원하느냐'는 물음에는 "나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 사람이다.

나는 누구와도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하지만 우리는 누구보다 준비돼 있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를 갖고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우리는 확실히 그것(전쟁)을 피하고 싶다"고 재차 말했다.

또 "만약 우리가 그 길로 가야 한다면 누가 그랬는지 확실히 알아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WP "美국방부, 사우디 석유시설 피격에 신중 대응 권고"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