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전 탈락 페굴라 "한국 스킨케어 산업 둘러볼래요"
"서울에서 좋은 경기를 하고 싶었는데 실망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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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 때 한국에서 미국으로 입양된 어머니를 둔 테니스 선수 제시카 페굴라(25·미국)가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KEB 하나은행 코리아오픈(총상금 25만달러) 1회전 탈락에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세계 랭킹 78위 페굴라는 1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단식 1회전에서 이살린 보나벤투르(125위·벨기에)에게 1-2(7-5 2-6 4-6)로 역전패했다.

페굴라의 부모인 테리 페굴라, 킴 페굴라 부부는 자산 규모가 43억달러(약 5조1천억원) 정도로 추정되는 세계적인 부호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2019년 기준 세계에서 424번째 부자라고 평가했다.

이날 페굴라의 패배가 아쉬웠던 것은 그의 부모가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를 타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그의 어머니 킴 페굴라는 1974년 미국으로 입양된 이후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 일정이다.

페굴라는 "마지막 3세트에서 만회할 기회가 있었는데 아쉽다"며 "오늘 이겨 2회전에 올라 제 경기를 부모님께 보여드렸다면 좋았겠지만 여기에 만족해야겠다"고 말했다.

그의 어머니 킴 페굴라는 한국에 머무는 동안 입양되기 전에 있었던 보육원도 둘러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딸 페굴라는 "엄마가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시는지 잘 모른다"며 "다만 돌아오는 일요일에 구단주를 맡은 미국프로풋볼(NFL) 버펄로 빌스의 홈 개막전이 열리기 때문에 금요일에는 미국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회전 탈락 페굴라 "한국 스킨케어 산업 둘러볼래요"
이날 경기는 관중석 규모가 비교적 작은 2번 코트에서 열렸지만 팬들은 아무래도 사연이 있는 페굴라를 더 응원했다.

그 역시 "저를 응원해주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날씨는 제가 더운 도시인 플로리다 출신이라 그렇게 덥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19일 다음 대회가 열리는 중국으로 떠날 예정이라는 페굴라는 "미국에서 스킨케어 라인을 운영하는 것이 있는데 한국이 뷰티, 스킨케어 쪽 산업이 발달했다고 들었다"며 "그런 부분을 둘러보고 쇼핑도 하면서 한국에서 남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밝게 웃었다.

8월 WTA 투어 시티오픈에서 첫 우승을 달성한 그는 "내년에 50위 안에 들고, 메이저 대회에도 모두 출전하는 것이 목표"라며 "기회가 되면 다시 코리아오픈에도 나오겠다"고 약속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