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금감원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등에 금융당국 검사 인력들이 다시 파견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지난달 23일 DLF 주요 판매창구인 우리·하나은행을 비롯해 관련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에 대한 합동검사를 시작했다. 지난주 초까지 1차 검사를 마쳤다.
금감원이 검사하는 DLF는 10년물 독일 국채금리나 영국·미국 이자율스와프(CMS) 금리와 연계된 파생결합증권(DLS)에 투자한 사모펀드들이다. 금리가 일정 구간에 머무르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지만 금리가 미리 정해둔 구간을 벗어나 하락하면 손실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금감원은 독일·미국·영국 등 DLS가 기초자산으로 삼은 국가의 금리 하락기에도 우리·하나은행이 상품 판매를 강행한 배경에 이번 검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금감원은 검사 과정에서 이들 두 은행이 관련 법령이나 내규 등을 어기면서 무리하게 상품을 판매하는 등 내부통제에 문제를 드러낸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각한 불완전판매일 경우 배상 비율이 70%까지 책정될 수 있다. 그러나 투자자 책임도 묻지 않을 수 없어 실제로는 이보다 낮을 가능성이 크다. 금감원은 최대한 서둘러 분쟁조정위원회에 상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외부 법률 자문과 검사 결과 등을 기다리려면 이달 중은 어령루 전망이다.
이미 금감원에는 약 150건의 분쟁조정 신청이 접수됐다. 우리은행의 독일 국채 DLF를 시작으로 이달부터 만기가 속속 도래해 손실이 확정되면 신청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DLF 만기는 19일부터 도래한다. 대규모 손실이 현실화한다는 의미다. 우리은행이 올 3∼5월에 판매한 DLF의 만기는 19일을 시작으로 11월 19일까지 연이어 도래한다. 우리은행의 DLF는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만든 파생결합증권(ELS)에 투자한 사모펀드다. 만기에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행사가격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연 4% 내외의 수익이 나는 구조다.
우리은행은 당초 행사가격이 -0.2%인 상품을 팔았다가 독일 국채 금리가 계속 떨어지자 행사가격을 계속 낮춰 현재 시중에 행사가격이 -0.25%, -0.27%, -0.30%, -0.32%, -0.33%인 상품도 있다. 만기가 19일인 DLF의 규모는 134억원, 24일과 26일은 각각 240억원, 다음 달은 303억원, 11월에는 559억원이다. 우리은행의 전체 DLF 규모는 1236억원가량이다.
독일 국채 금리가 최근 반등해 예상 손실액은 이전보다 다소 줄어들었다. 그러나 독일 국채 금리가 우리은행이 판매한 모든 DLF의 행사가격보다 낮기 때문에 이 상품에 투자한 모든 고객은 원금 손실 구간에 있다.
하나은행이 판매한 DLF도 이달 25일부터 만기가 돌아온다. 연말까지 만기를 맞는 상품은 '메리츠 금리연계 AC형 리자드'로 463억원어치에 달한다. 올해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DLF 규모는 모두 1699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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