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방위비분담금과 관련해 동맹국을 압박하는 가운데 내년 이후 한국이 부담할 주한미군 분담금을 정할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이 조만간 시작된다.

14일 외교부에 따르면 한미는 제11차 SMA 협상을 이르면 이달 말 시작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일정을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이 임박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도 더 거세지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현지시간) 한 연설에서 미국이 부유한 나라들을 군사적으로 방어하고도 대가를 거의 받지 못하고 있으며 가끔은 동맹국이 미국을 더 나쁘게 대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9일 선거 유세에서도 미국을 가장 이용하는 게 동맹이라며 자신은 세계의 대통령이 아닌 미국 대통령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말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 총회 참석을 계기로 이뤄질 한미정상회담에서 직접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압박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은 주한미군을 운용하는 직·간접 비용으로 연간 50억 달러 안팎이 소요된다며 한국이 분담금을 대폭 늘려야 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지속해서 전달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은 `합리적이고 공정한` 수준의 분담금만 부담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협상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정부 일각에서는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산 첨단 무기 구매를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 3월 올해 한국이 부담해야 할 방위비 분담금을 작년(9천602억원)보다 8.2% 인상된 1조389억원으로 하는 제10차 SMA 문서에 서명한 바 있다.

정부는 11차 협상 수석대표로 기획재정부 간부 출신 등 비(非) 외교부 인사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1991년부터 짧게는 1년, 길게는 5년 단위로 체결한 10차례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1∼5차는 국방부가, 6∼10차는 외교부 인사가 대표를 맡아왔다.

기재부 출신 인사가 협상 대표로 임명된다면 `숫자 계산`에 밝은 인물을 내세워 미국의 대폭적인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에 `깐깐하게` 대응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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