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자른 뒤 눈물도…"시민단체·정치권 투쟁연횡 구성하자"
홍준표 "야당 의원, 이언주 결기 반만 닮길"…박지원 "하지 말아야 할 3대 쇼"

'조국 임명 반발' 이언주, 눈물 흘리며 삭발 / 연합뉴스 (Yonhapnews)
무소속 이언주 의원은 10일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에 반발해 삭발했다.

국회의원의 삭발은 지난 5월 자유한국당 의원 4명이 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의 선거제 개혁안 및 사법개혁 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반발해 집단 삭발한 데 이어 넉달여 만이다.

이 의원은 "국민은 분노가 솟구치는데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저항의 정신을 어떻게 표시할 수 있을지 절박한 마음에 삭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삭발식이 진행되는 동안 이 의원 앞에는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사망하였다'라고 쓴 검은색 플래카드가 놓였다.

이 의원은 삭발한 뒤 흐르는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이언주 삭발…"文대통령, 조국 임명 즉각 철회하라"(종합)
이 의원은 삭발식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의 아집과 오만함에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타살됐다"며 "특권과 반칙, 편법과 꼼수, 탈법과 위법이 난무하는 '비리 백화점'의 당당함에 국민적 분노가 솟구쳤다"고 밝혔다.

그는 "문 대통령이 조국 장관을 임명한 것은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라며 "이제 조국을 향한 분노는 문 대통령을 향한 분노가 돼 '이게 나라냐'며 들었던 국민의 촛불이 '이건 나라냐'라며 대통령을 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운동권 세력은 시대착오적인 수구 세력이자 국가파괴 세력으로, 그들이 괴물이 돼버렸음을 목격한다"며 "민주화의 훈장을 앞세워 사회주의 체제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나와 다르면 부수고 망가뜨리는 파시즘 독재를 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문 대통령을 향해 조국 장관 임명 철회, 대국민 사과, 청와대 민정·인사라인 교체를 촉구한 데 이어 "더이상 수사에 개입하지 말고 이 사건에 관해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보장하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이 의원은 "시민단체와 정치권이 함께 투쟁연횡을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며 "저도 그 밀알이 되겠으니 국민 여러분께서 함께 싸워달라"고 호소했다.

이 의원의 삭발과 관련해 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는 페이스북 글에서 "얼마나 아름다운 삭발인가.

야당 의원들은 이언주 의원 결기의 반만 닮았으면 좋겠다"고 극찬했다.

홍 전 대표는 현 야권을 겨냥해 "조국대전에 참패하고도 침묵하고 쇼에만 여념 없는 모습은 참으로 보기 딱하다.

메신저가 신뢰를 잃으면 어떤 메시지도 전달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반면 무소속 박지원 의원은 YTN 라디오 '출발 새아침'을 진행하는 노영희 변호사가 페이스북에서 이 의원의 삭발 기자회견을 다룬 기사를 링크하자 댓글창에 '국회의원이 하지 말아야 할 3대 쇼는 의원직 사퇴, 삭발, 단식이다.

왜냐하면 사퇴한 의원이 없고 머리는 자라고 굶어 죽은 사람이 없다"라고 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