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35 전투기 도입이 무산된 후 러시아 전투기 구매를 저울질 중인 터키가 러시아 소방 항공기 도입도 검토 중이다.

터키 최대 일간 휘리예트에 따르면 베키르 팍데미르리 터키 농업·산림부 장관은 10일(현지시간) "곧 러시아를 방문해 베리예프사(社)의 BE-200 소방항공기를 직접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방러 기간 항공기를 테스트하고 가격과 기술적인 측면에 대해 러시아 측과 논의할 것"이라며 "이런 세부사항이 명확해져야만 이 항공기가 우리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지에 대해 판단하고 구매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의 항공기 제조업체 베리예프에서 제작한 BE-200은 수상 이륙이 가능한 수륙양용 다목적 항공기다.

최대 12t의 물을 싣고 화재 현장으로 날아가 살수한 뒤 호수나 강으로 돌아가 다시 물을 채울 수 있어 대형 화재 진압용으로 주로 사용되며 항공운송이나 환자이송 등에도 투입된다.

터키의 BE-200 도입 움직임은 미국의 F-35 대신 러시아의 수호이(SU)-35·SU-57 구매를 검토하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터키는 미국의 F-35 전투기 국제 개발 프로그램 참여국으로 애초 F-35 100대를 구매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7월 터키가 러시아제 S-400 지대공 미사일을 도입하자 미국은 S-400에 연동된 네트워크를 통해 F-35의 기밀정보가 러시아에 유출될 것을 우려해 F-35 판매를 금지했다.

이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러시아에서 열린 'MAKS-2019' 에어쇼에 참석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 뒤 러시아군의 주력기인 SU-35나 차세대 전투기인 SU-57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