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가 최근 '외국인 혐오' 성격의 폭력 사태가 잇따르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자국민 600여명을 비행편으로 탈출시킨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뉴욕타임스(NYT)가 9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나이지리아의 무함마두 부하리 대통령은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등에서 나이지리아인과 다른 아프리카 이민자를 겨냥한 폭력 사태가 일어나자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나이지리아, 제노포비아 우려 남아공서 자국민 600명 수송 계획
부하리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는 남아공에서 돌아오려는 모든 나이지리아인의 즉각적이고 자발적 대피 계획을 준비했다"고 설명한 뒤 "외국인 혐오(제노포비아)가 반복되는 문제"를 거론하며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이러한 문제가 "남아공의 이미지와 지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드윈 아다마 요하네스버그 주재 나이지리아 총영사는 자국민이 오는 11일 남아공을 떠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화통신도 나이지리아가 자국민 640여명을 수송하기 위해 항공기 2대를 준비했다고 보도했다.

남아공에선 최근 이민자들과 이들이 소유한 상가를 공격하는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 1일부터 요하네스버그를 비롯한 남아공 여러 도시에선 시민들이 주로 나이지리아인이 운영하는 상점을 포함해 외국인 소유 상점 수십 곳을 약탈하는가 하면 차량에 불을 붙였다.

이와 관련, 남아공에 다수의 이민자가 거주하는 가운데 빈곤층이 일자리 찾기가 어려워지자 일부에선 이를 외국인 탓으로 보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외국인 혐오와 폭력 사태를 재차 비난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불법적인 사태에 대해 지난 8일 "우리의 번영과 안정에 대한 범죄"라고 말했다.

남아공 경찰은 지난 주말 하우텡주(州)에서 벌어진 폭력 사태에서 최소한 420여명을 체포하기도 했다.

반대로 나이지리아에서도 남아공 출신자들이 운영하는 상점 등이 공격받는 상황도 연출됐다.

상황이 악화하는 가운데 나이지리아는 남아공에서 열린 국제회의를 거부했고, 남아공은 나이지리아 주재 대사관을 폐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