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나스닥, 개장 2달도 못돼 '흔들'…용두사미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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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혁신판, 널뛰기 장세로 '개인투자가 외면'
유니콘도 철저히 외면, 주주 대부분 정부계 펀드
중국 정부가 자본시장 개혁을 표방하며 야심차게 개장한 과학기술혁신판(중국명 커촹반[科創板]·영어명 STAR MARKET) 주식시장이 개장 2개월도 못돼 개인투자가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첨단산업에 필요한 자금 공급체계를 국가에서 시장으로 재편한다는 중국 정부의 의욕에도 불구, 커촹판에 벌써부터 황혼이 깃들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9일 보도했다.
과학기술혁신판은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추가로 설치된 기술혁신주 전문 시장이다.
적자 기업 상장을 허용하는 등 상장 요건을 크게 완화해 상장이 쉽도록 설계됐다.
아직 수익을 제대로 내지 못하는 사업 초기 기업도 기술력과 미래 성장성을 앞세워 증시에 진입할 수 있는 자격을 주는 상장 특례 제도인 셈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는 대신 주가 변동성이 높아 과학기술혁신판은 전문 투자가 중심으로만 운영된다.
최소 투자금액을 50만 위안으로 설정해 '개미 투자자' 참여가 어렵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커촹판은 개장 이래 말 그대로 '제트 코스터'라는 말로 밖에 표현할 수 없는 주가 급등락이 이어지고 있다.
개장 첫날인 7월22일 주가수익률(PER)의 50배 가까운 공모가로 상장한 안지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安集微電子)의 주가는 상장 첫날 한때 공모가의 6배까지 폭등했다.
그러나 다음날 최고가에서 40% 가까이 떨어지는 폭락세를 연출한 데 이어 열흘 후에는 최저가에서 40% 폭등하는 등 그야말로 널뛰기 장세를 보였다.
이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 현재는 상장 첫날 최고가 보다 40% 정도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 정도의 등락은 신흥기업의 경우 드물지 않지만 안지미전자는 흔히 보는 보통 신흥기업이 아니다.
이 회사는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주도한 국책 신주식시장인 커촹판에 첫 상장된 25개 회사중 하나다.
상하이(上海)증권거래소에서 열린 커촹판 개장 축하행사에는 상하이시 최고위인사인 리창(李強) 당서기 등 거물급들이 참석했다.
안지미전자는 시 주석이 위신을 걸고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는 반도체에 없어서는 안되는 연마제를 생산하는 전략기업이기도 한다.
주주 명부에는 '국가집성전략산업투자기금'을 비롯한 정부계 편드들이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반도체 연마제는 적게 잡아도 미국과 일본이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다.
안지미전자는 유력 반도체업체인 대만 TSMC에 납품하는 등 일정한 지위를 확보하고 있지만 세계시장 점유율은 3% 정도에 불과하다.
걸음마 단계인 중국 반도체업체에 민관이 합심해 자금을 투입하려는 의도가 분명하다.
경영실적에도 국가의 영향이 짙게 나타나고 있다.
안지미전자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2천900만 위안(약 48억6천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했지만이익의 약 50%는 정부 보조금이 차지했다.
"정부지원을 받는 중국기업은 공정한 경쟁상대가 아니다"라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은 근거없는게 아니다.
'科創'은 '科技創新'의 줄임말로 기술관련 혁신 선진기업을 육성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실제로는 "현재 중국에 부족한 기술"과 "당장 내일 아쉬운 산업"을 끌어 모으려는 시진핑 지도부의 의도가 뻔히 보이는 시장이다.
첫 상장한 25개사 중 적어도 16개사가 정부계 펀드와 연구기관의 출자를 받았고 6개사는 군 관련기관과 거래가 있는 곳이다.
7월22일 시장개설 행사에서는 군용선박이나 로켓, 위치확인위성 등 무기 전시회로 오인할 정도의 영상이 스크린에 줄줄이 방영됐다.
신광광뎬(新光光電)은 로켓유도장치, 항티엔(航天宏図)은 위성항법시스템인 베이더우(北斗), 푸젠푸광(福建福光)은 헬리콥터와 함선 탑재 광학렌즈 사업을 하는 업체다.
시진핑 주석은 커촹판 창설을 선언한 건 작년 가을이다.
미국과의 마찰 장기화를 예상한 장기전의 일환이었지만 상장기업의 면면은 '중국판 나스닥'이라는 표현과는 거리가 멀다.
실제로 기업가치가 10억 달러를 넘는 상장기업을 의미하는 유니콘기업들은 커촹판을 못 본 체 하고 있다.
얼굴인증기술 업체인 쾅스커지(曠視科技)는 홍콩주식시장에 상장했다.
같은 얼글인식기술 업체인 이투(依図)는 어느 시장에 상장할 것이냐는 질문에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얼버무렸다.
이대로 가면 정부나
군과의 관계가 깊을수록 국제시장에서는 족쇄가 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민간기업으로서는 당연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국책기업이 모여있는 커촹판 상장 기업의 주가는 안지미전자와 비슷한 양상이다.
신광광뎬과 항티엔도 최고가 대비 하락률이 20-30%에 달한다.
니혼게이자이는 개인투자가의 열광은 진작에 식어 커촹판 시장에는 벌써부터 황혼 분위기가 떠돌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유니콘도 철저히 외면, 주주 대부분 정부계 펀드
중국 정부가 자본시장 개혁을 표방하며 야심차게 개장한 과학기술혁신판(중국명 커촹반[科創板]·영어명 STAR MARKET) 주식시장이 개장 2개월도 못돼 개인투자가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첨단산업에 필요한 자금 공급체계를 국가에서 시장으로 재편한다는 중국 정부의 의욕에도 불구, 커촹판에 벌써부터 황혼이 깃들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9일 보도했다.
과학기술혁신판은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추가로 설치된 기술혁신주 전문 시장이다.
적자 기업 상장을 허용하는 등 상장 요건을 크게 완화해 상장이 쉽도록 설계됐다.
아직 수익을 제대로 내지 못하는 사업 초기 기업도 기술력과 미래 성장성을 앞세워 증시에 진입할 수 있는 자격을 주는 상장 특례 제도인 셈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는 대신 주가 변동성이 높아 과학기술혁신판은 전문 투자가 중심으로만 운영된다.
최소 투자금액을 50만 위안으로 설정해 '개미 투자자' 참여가 어렵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커촹판은 개장 이래 말 그대로 '제트 코스터'라는 말로 밖에 표현할 수 없는 주가 급등락이 이어지고 있다.
개장 첫날인 7월22일 주가수익률(PER)의 50배 가까운 공모가로 상장한 안지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安集微電子)의 주가는 상장 첫날 한때 공모가의 6배까지 폭등했다.
그러나 다음날 최고가에서 40% 가까이 떨어지는 폭락세를 연출한 데 이어 열흘 후에는 최저가에서 40% 폭등하는 등 그야말로 널뛰기 장세를 보였다.
이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 현재는 상장 첫날 최고가 보다 40% 정도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 정도의 등락은 신흥기업의 경우 드물지 않지만 안지미전자는 흔히 보는 보통 신흥기업이 아니다.
이 회사는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주도한 국책 신주식시장인 커촹판에 첫 상장된 25개 회사중 하나다.
상하이(上海)증권거래소에서 열린 커촹판 개장 축하행사에는 상하이시 최고위인사인 리창(李強) 당서기 등 거물급들이 참석했다.
안지미전자는 시 주석이 위신을 걸고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는 반도체에 없어서는 안되는 연마제를 생산하는 전략기업이기도 한다.
주주 명부에는 '국가집성전략산업투자기금'을 비롯한 정부계 편드들이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반도체 연마제는 적게 잡아도 미국과 일본이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다.
안지미전자는 유력 반도체업체인 대만 TSMC에 납품하는 등 일정한 지위를 확보하고 있지만 세계시장 점유율은 3% 정도에 불과하다.
걸음마 단계인 중국 반도체업체에 민관이 합심해 자금을 투입하려는 의도가 분명하다.
경영실적에도 국가의 영향이 짙게 나타나고 있다.
안지미전자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2천900만 위안(약 48억6천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했지만이익의 약 50%는 정부 보조금이 차지했다.
"정부지원을 받는 중국기업은 공정한 경쟁상대가 아니다"라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은 근거없는게 아니다.
'科創'은 '科技創新'의 줄임말로 기술관련 혁신 선진기업을 육성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실제로는 "현재 중국에 부족한 기술"과 "당장 내일 아쉬운 산업"을 끌어 모으려는 시진핑 지도부의 의도가 뻔히 보이는 시장이다.
첫 상장한 25개사 중 적어도 16개사가 정부계 펀드와 연구기관의 출자를 받았고 6개사는 군 관련기관과 거래가 있는 곳이다.
7월22일 시장개설 행사에서는 군용선박이나 로켓, 위치확인위성 등 무기 전시회로 오인할 정도의 영상이 스크린에 줄줄이 방영됐다.
신광광뎬(新光光電)은 로켓유도장치, 항티엔(航天宏図)은 위성항법시스템인 베이더우(北斗), 푸젠푸광(福建福光)은 헬리콥터와 함선 탑재 광학렌즈 사업을 하는 업체다.
시진핑 주석은 커촹판 창설을 선언한 건 작년 가을이다.
미국과의 마찰 장기화를 예상한 장기전의 일환이었지만 상장기업의 면면은 '중국판 나스닥'이라는 표현과는 거리가 멀다.
실제로 기업가치가 10억 달러를 넘는 상장기업을 의미하는 유니콘기업들은 커촹판을 못 본 체 하고 있다.
얼굴인증기술 업체인 쾅스커지(曠視科技)는 홍콩주식시장에 상장했다.
같은 얼글인식기술 업체인 이투(依図)는 어느 시장에 상장할 것이냐는 질문에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얼버무렸다.
이대로 가면 정부나
군과의 관계가 깊을수록 국제시장에서는 족쇄가 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민간기업으로서는 당연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국책기업이 모여있는 커촹판 상장 기업의 주가는 안지미전자와 비슷한 양상이다.
신광광뎬과 항티엔도 최고가 대비 하락률이 20-30%에 달한다.
니혼게이자이는 개인투자가의 열광은 진작에 식어 커촹판 시장에는 벌써부터 황혼 분위기가 떠돌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