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형문화재위원회, 격론 끝 결정…"안정적 전승 위해 다수의 보유자 필요"
'4년 논란' 승무·태평무·살풀이춤 9명 보유자 인정 예고
문화재청은 6일 무형문화재위원회 검토 결과에 따라 국가무형문화재 승무(제27호), 태평무(제92호), 살풀이춤(제97호) 보유자로 각각 1명, 4명, 4명 등 총 9명을 인정 예고했다고 6일 밝혔다.

보유자로 인정 예고된 전승자는 승무 채상묵(이매방류) 씨, 태평무 양성옥·이명자·이현자(이상 강선영류)·박재희(한영숙류) 씨, 살풀이춤 김정수·정명숙(이상 이매방류)·김운선·양길순(이상 김숙자류) 씨다.

승무, 태평무, 살풀이춤 보유자 인정 예고는 4년간 문화재계와 한국 무용계에서 논란이 된 사안이다.

문화재청은 2015년 11∼12월 세 종목에 대한 보유자 인정 심사를 진행해 이듬해 2월 태평무 양성옥 씨만 보유자로 인정 예고했으나, 무용계 일부의 강한 반발로 인해 인정이 무산됐다.

이에 문화재청은 무용계 의견을 수렴하고 관련 제도를 개선한 뒤 지난 3월 보유자 인정 작업을 재개해 세 종목 후보자 11명을 추렸고, 이번에 인정 조사·추가 기량 점검 결과와 전승 실적·업적·전승 기량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9명을 인정 예고했다.

무형문화재위원회는 이날 회의에서 격론 끝에 "장기간 보유자가 없는 국가무형문화재 무용 종목의 안정적인 전승을 위해 다수의 보유자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현재 승무는 이애주 씨가 유일한 보유자이며, 태평무와 살풀이춤은 보유자가 없다.

앞서 위원회는 지난달 16일 회의에서 보유자 인정을 반대하는 '무용분야 무형문화재 보유자 불공정 인정심사에 대한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를 초청해 의견을 들었으나, 전통춤 전형 유지·전승과 전통무용에 대한 관심도 제고를 위해 여러 명을 보유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아울러 다수의 보유자를 인정하면 전형이 훼손된다는 의견은 무용 종목 활성화와 저변 확대 측면에서 동의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기량 점검 방법이 적절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위원회는 "인정조사 이후 실시한 전승활동 영상자료 검토와 면접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경기도 도당굿의 도살풀이 장단에 맞춰 추는 '도살풀이춤'을 별도 종목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수용하지 않았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무형문화재위원들이 전통춤 분야에서 신규 종목을 발굴하고, 종목별 특성에 맞게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문화재청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접수한 뒤 무형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보유자 인정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