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게이자이 보도…"정치적 긴장이 아시아 관광시장 뒤흔들어"

한일관계가 악화한 영향으로 중국인 다음으로 일본을 많이 찾던 한국인 여행객들이 동남아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5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날 자 방콕발 기사에서 한일 관계 악화를 배경으로 동남아 주요 6개국을 찾은 한국인 여행객이 올해 상반기에 작년 동기 대비 20% 늘었다며 이달 추석 연휴 때도 한국인의 인기여행지가 일본에서 태국과 필리핀 등으로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닛케이는 징용 문제에서 비롯된 한일 관계 경색으로 한국에서 일본 여행 자제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며 한국인의 대체 여행지로 부상한 동남아 국가들이 반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日언론 "일본 외면 한국인 여행객, 동남아로 발길 돌려"
닛케이 취재에 따르면 말레이시아는 지난 6월 한국인 여행자가 작년 동월과 비교해 7배나 늘었고, 베트남과 필리핀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닛케이는 한국 인터넷 쇼핑업체 '위메프'의 최근 조사에서 올 추석 연휴 중의 한국인 인기 여행지 1위가 베트남 다낭, 2위가 태국 방콕, 3위가 괌이었고, 예전에 인기가 높았던 후쿠오카, 도쿄, 오키나와는 일제히 순위에서 밀려났다며 한국인의 일본 외면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닛케이가 인용한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은 아세안 역내 관광객 전체의 약 5%를 점유해 아세안 지역민을 제외할 경우 중국, 유럽연합(EU) 출신 관광객에 이어 3번째로 '큰손'이다.

또 세계관광기구(WTO)에 따르면 2018년 한 해 동안의 관광 지출은 중국인이 2천770억 달러로 세계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한국인 지출액은 320억 달러로 9위에 올랐다.

아시아권에서는 한국이 중국 다음가는 관광 소비국이다.

닛케이는 한일 관계뿐만 아니라 정치적 긴장이 아시아 각지의 관광시장을 뒤흔들고 있다며 시위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홍콩의 경우 8월 상순 관광객 수가 작년 동기 대비 31% 줄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관광산업은 이제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0%를 벌어들이는 1대(大) 산업이 됐다"며 "관광지출이 큰 한국인과 중국인 여행자의 움직임이 경제의 명암을 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