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인턴경력·동양대 총장 표창장 허위발급 의혹…'부인 개입' 정황
'조국펀드' 서울시 지하철 와이파이 사업 수주 논란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5일 국회 검증대의 칼날 위에 올라선다.

현 정부 사법개혁의 '아이콘'인 조 후보자의 적격 여부를 가늠할 인사청문회에서는 그를 사수하려는 여당과 임명을 결사저지하려는 야권 사이에 서로 물러설 수 없는 '건곤일척'의 대결이 예상된다.

조 후보자를 둘러싼 핵심 의혹은 크게 ▲ 가족 사학재단인 웅동학원 ▲ 가족 사모펀드 ▲ 딸 스펙 조작과 부풀리기 등 입시비리 등으로 나뉜다.

조 후보자는 국회에서 자청한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신과 가족을 둘러싼 일련의 의혹을 부인하거나 모른다고 답변했고,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이를 정면 반박하는 맞불 간담회를 가졌다는 점에서 청문회장에서의 뜨거운 진실공방이 예상된다.
미리 보는 曺청문회…딸 입시·사모펀드·웅동학원 '진실공방'
◇ 딸 스펙조작 의혹…KIST 허위인턴 증명서·동양대 총장 표창장
조 후보자의 딸 조모(28)씨는 의학 논문 제1 저자 등재와 장학금 수령 자격 논란으로 청문 정국 초기부터 뜨거운 감자였다.

조씨는 한영외고 2학년 시절 단국대 의과학연구소에서의 단 2주 인턴 경험으로 대한병리학회 SCIE급 영문 논문의 제1 저자로 등재됐다.

또 부산대 의전원에서 2차례 유급했음에도 2016년부터 2018년까지 6학기 연속으로 장학금 1천200만원을 받았고, 의전원 재수를 준비할 당시 잠시 적을 둔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도 2학기 동안 총 804만원의 전액 장학금을 받아 논란이 일었다.

특히 의학논문 제1 저자 등재의 경우 단순한 특혜 시비를 넘어서 연구윤리 문제로까지 번졌다.

향후 대한병리학회 차원에서 해당 논문의 취소 또는 수정·철회 권고를 내릴 경우 고려대 입학 취소까지도 연계될 가능성이 있다.

앞서 조씨는 문과계열인 외고 유학반에서 고려대 이과계열에 수시모집 지원을 하면서 자기소개서에 단국대 의학논문에 제1 저자로 등재됐다는 점을 기술해 해당 논문이 입학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야권에서는 조씨가 고려대·부산대 의전원 입학 과정에서 동원한 각종 인턴 경력 등 스펙도 대부분 부풀려졌거나 심지어 허위 사실인 '자소설'급이라고 보고 있다.

최근에는 조 후보자의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가 이런 딸의 스펙 조작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검찰의 칼끝이 정 교수를 향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조씨는 고려대 재학 시절인 의전원 입시용으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생체분자기능연구센터 인턴으로 3주간 일했다는 증명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실제로 조씨가 KIST에 출근한 날짜는 이틀이었고, KIST 측에서는 언론 등에 증명서 발급 사실이 없다고 밝혀 인턴 증명서를 허위로 발급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또 조씨를 인턴으로 추천한 사람이 정 교수와 초등학교 동창 사이인 A 박사로 밝혀져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아울러 조씨가 KIST 인턴 증명서에도 기재한 2011년 7월 18일∼8월 19일은 조씨가 자소서에 기재한 아프리카 케냐 의료봉사 프로그램 기간(2011년 8월 3∼11일) 과도 겹치는 점도 논란거리다.
미리 보는 曺청문회…딸 입시·사모펀드·웅동학원 '진실공방'
조씨가 부산대 의전원 스펙에 활용한 동양대 총장 표창장의 경우 최성해 총장이 조씨에게 표창장을 발급한 적이 없다고 밝히고 나서 검찰 수사의 핵으로 떠올랐다.

앞서 조 후보자는 해당 표창장을 두고 "아이가 중고생 영어를 가르쳐 실제로 받은 표창"이라며 발급 사실은 확인하기 쉬울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조씨가 제출한 표창장과 실제 동양대 총장상의 일렬 번호 등 상장 양식이 달라 조씨가 수령한 동양대 총장 표창장도 허위가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동양대에서 재직 중인 정 교수가 개입됐다고 의심하면서 정 교수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 한 상태다.

◇ 사모펀드 의혹…가족펀드·관급수주에 와이파이 수주전 논란까지
조 후보자 배우자와 자녀들이 2017년 7월 투자한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가 운용하는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 1호'은 조국 일가가 전재산을 몰빵 투자한 일명 '조국 펀드'로 불린다.

조국 펀드는 투자금 14억원의 대부분인 13억8천만원을 웰스씨앤티에 투자했고, 웰스씨앤티는 PNP 컨소시엄에 25억원의 투자 확약을 했다.

웰스씨앤티는 가로등 점멸기 업체로, 조국 펀드가 투자한 이후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 47곳에서 177건의 사업을 수주하고 매출도 2배 가까이 증가해 조 후보자 일가의 투자와 어떤 식으로든 연계됐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아울러 조국 펀드가 코링크PE에 투자한 지 2달 만에 PNP 컨소시엄이 1천500억원 규모의 서울시 지하철 와이파이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점도 석연치 않다는 게 야권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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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PNP 컨소시엄 주요 주주에 더불어민주당 전·현직 의원의 전 보좌관 2명이 이름을 올리는 등 여권 관계자들과도 연계됐다는 의혹이 떠올랐다.

야권에서는 PNP 컨소시엄이 서울시와 문재인 정부의 역점 사업인 대규모 와이파이 사업을 따낸 것이 여권의 영향력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의심을 하고 있다.

PNP 컨소시엄은 이후 기술 부족과 자금 조달 문제 등으로 와이파이 사업 협상 대상자에서 취소됐지만, 와이파이 수주전을 둘러싼 금품 로비 공방 등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청문정국에서 블루코어밸류업 1호가 '조국펀드'로 통하게 된 것은 이 펀드 투자자 총 6명이 모두 조국 일가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조 후보자 배우자와 두 자녀가 각각 10억 5천만원, 배우자의 동생(조 후보자 처남)과 두 아들이 3억 5천만원을 투자했다.

또한 2017년 3월 배우자가 동생에게 3억원을 빌려주고, 동생이 코링크PE 지분을 200배 비싸게 매입한 정황이 알려지면서 사모펀드가 사실상 '가족펀드'이며 증여세 회피용 수단이 아니냐는 등의 의구심을 증폭시켰다.

야권에서는 조 후보자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발탁된 이후 사모펀드 투자가 이뤄졌기 때문에 조국 펀드 관련 업체가 특혜를 보면서 조 후보자 일가도 이득을 봤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코링크PE의 실소유주가 조 후보자의 5촌 조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조 후보자는 5촌 조카에게 해당 펀드를 소개받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조 후보자는 "사모펀드가 무엇인지 잘 알지 못했다", "최근까지 코링크PE 자체를 알지 못했다"고 반박하면서 "5촌 조카가 하루빨리 귀국해 진실을 밝혀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웅동학원 의혹…가족 내 '셀프소송·재산탈취' 논란
조 후보자의 가족들이 운영해 온 학교법인 웅동학원을 둘러싼 논란도 청문회 쟁점 중 하나다.

조 후보자 일가가 조 후보자 동생 조권씨 부부의 '위장 이혼'과 가족 내 '셀프 소송'을 이용해 웅동학원의 빚을 국가 기관으로 떠넘겼다는 의혹이다.

조 후보자의 모친 박정숙 이사장과 동생 조권 씨는 앞서 부친이 대표이사로 있던 고려종합건설이 1997년 부도가 나자 연대 채무를 피하기 위해 상속재산 이상의 채무는 변제하지 않는 '한정승인'을 신청해 채무를 벗었다.

이후 조권 씨는 2005년 말 코바씨앤디라는 회사를 세운 뒤 부친이 이사장으로 있던 웅동학원에서 받지 못한 공사대금 채권(당시 약 52억원)을 배우자에게 10억원, 코바씨앤디에 42억원씩 양도한 뒤 웅동학원을 상대로 공사비 청구 소송을 냈다.

그러나 웅동학원 측은 변론을 포기했고 조권 씨 측은 승소 판결을 받아 이를 두고 '위장 소송'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2017년 사건의 소멸 시효가 끝날 무렵 조권 씨는 이혼한 전처 조모 씨가 대표로 있는 '카페 휴고'가 웅동학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또다시 무변론 승소를 했다
이를 두고 조 후보자 일가가 부친의 빚 42억은 갚지 않고 51억원 채권은 인수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한국당은 "원래 공사대금은 16억원이었지만 지금은 (지연이자를 포함해) 100억8천380만원으로 늘어났다"며 "웅동학원이 문을 닫는 경우 학교 재산을 탈취할 목적으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조 후보자는 "동생은 학교 공사대금 채권을 갖게 됐지만,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학교에 대해 가압류 등 조치한 적 없고 (소송은) 채권 확인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조 후보자 역시 동생과 함께 한정승인을 통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갚아야 할 부친의 빚 12억원을 단돈 6원으로 피해간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한국당은 조 후보자가 1998년 송파구 가락동 대림아파트, 1999년 부산 해운대구 경남선경아파트 등을 매입한 자금 역시 웅동학원에서 흘러나왔다고 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