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2회 연속 2관왕…도쿄올림픽 예선그룹 랭킹 1위 오르며 '파란불'
승마 마장마술 간판 황영식, 생애 첫 올림픽 출전 '정조준'(종합)
런던에서 끊겼다가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살아난 한국 승마의 올림픽 출전 계보가 도쿄에서 이어질 수 있을까.

마장마술의 간판선수인 황영식(29)이 그 주인공에 도전하고 있다.

황영식은 국제승마협회(FEI)가 4일 발표한 '올림픽 랭킹'에서 마장마술 전체 135위, 남동아시아 및 오세아니아를 아우르는 G그룹 내에선 1위에 올랐다.

도쿄 올림픽 승마는 마장마술, 종합마술, 장애물 종목에서 각각 개인전과 단체전이 열려 총 6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현실적으로 한국 선수의 출전 가능성이 있는 건 마장마술 개인전의 황영식뿐이다.

마장마술 개인전 출전권은 선수들의 대회 성적을 토대로 집계한 '올림픽 랭킹'을 바탕으로 부여되는데, FEI가 설정한 권역에 따라 출전권 수가 제한돼있다.

한국을 비롯한 남동아시아 및 오세아니아가 속한 G그룹에는 올해 12월 31일까지의 성적을 기준으로 상위 2명에게만 출전권이 주어진다.

현재 1위인 황영식이 매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셈이다.

한국 승마는 아시아에선 강한 모습을 보여왔으나 세계적으로는 유럽의 강세가 워낙 지배적이라 올림픽의 경우 출전권 획득조차 '하늘의 별 따기'였던 게 사실이다.

올림픽 출전권 배분의 기준이 되는 랭킹 포인트가 주어지는 대회에 꾸준히 출전해야 도전이라도 할 수 있는데, 그 정도 규모의 대회는 주로 유럽에서 열리다 보니 선수 개인이 장기간 외국에 체류하며 대회를 준비하고 나서기가 쉽지 않다.

개최국 자동 출전 자격을 얻었던 1988 서울 올림픽 외엔 2008년 베이징 대회 최준상,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 김동선이 마장마술 개인전에 나선 게 전부다.

승마 마장마술 간판 황영식, 생애 첫 올림픽 출전 '정조준'(종합)
2010 광저우와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연속 2관왕에 올라 이들을 잇는 한국 마장마술의 대표 주자로 우뚝 선 황영식은 이후 아예 도쿄 올림픽을 바라보며 지속해서 준비해왔다.

고교 때부터 독일 유학을 통해 국제 경쟁력을 갖췄고, 최근에도 독일에 주로 머물며 각종 대회에 출전했다.

황영식은 "독일에서 세계 무대의 높은 벽을 경험하고 많은 것을 배웠다.

제가 생각한 것보다 그 벽은 훨씬 높더라"면서 "초심으로 돌아가 기초부터 시작했다.

말 관리부터 모든 것을 혼자 해내며 단단해졌다"고 전했다.

본격적인 도쿄 올림픽 출전권 레이스가 시작된 올해 들어 상반기엔 5위권에 머물렀으나 6∼8월 독일·오스트리아에서 열린 대회에 참가해 연이어 선전하며 1위로 뛰어올랐다.

싱가포르의 캐롤라인 추(189위), 말레이시아의 모드 파틸(199위) 등이 추격하고 있으나 현재로선 황영식의 도쿄행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는 게 승마계의 평가다.

황영식은 "올림픽이라는 목표를 위해 계속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는 최고의 선수들과 견줘볼 수 있는 날이 올 거라 생각한다"면서 "한국, 아시아 선수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세계에서 인정받는 선수가 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한국 승마가 많이 침체돼있고, 세간의 인식도 그리 좋지 않다.

이런 것들을 바꿔보고 싶다"면서 "장기적으론 한국 승마발전에 기여하는 선수·지도자가 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