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극적인 평화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4일 오후 전남 고흥 포두중 3학년 1반 학생 16명은 김철환 교사로부터 묵직한 질문을 받았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응해 전국 각지 중·고등학교에서 진행하는 계기 수업 현장이었다.
김 교사는 학생들과 '평화로운 한일관계를 위한 우리의 과제'를 주제로 6교시(45분) 동안 경제 보복, 불매 운동 등을 이야기했다.
학생들은 2015년 광주에서 벌어진 미쓰비시 제품 불매운동 기사를 읽고 당시와 현재 상황을 비교, 토의했다.
명동에 '노 저팬'(No Japan) 배너를 걸었다가 시민의 부정적인 반응에 철거한 서울 중구의 사례도 곁들였다.
김 교사는 공공이 아닌 민간 주도, 감정이 아닌 이성적인 대응이 오히려 장기적이고 효과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고는 모둠별 학생들에게 불매운동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강제 징용 등 역사를 고려하면 끝까지 불매운동을 해야 한다", "일본 애니메이션이 보고 싶다", "자영업자들의 생업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불매운동은 지양해야 한다"는 등 취향과 소신에 따라 다양한 답변이 나왔다.
김 교사는 궁극적인 평화를 위해 학생들이 해야 할 일을 묻고 수업을 마쳤다.
학생들의 의견은 다음 수업 시간에 공유하기로 했다.
김 교사는 "역사는 바로 알지 않으면 반복될 수 있고,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진행형이기도 하다"며 "학생들이 냉철한 인식을 갖고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고민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전교조는 지역별로 역사 수업, 조회·종례 시간 등을 활용해 일제강점기 강제 징용 참상과 관련한 대법원판결을 소개하고 그동안 한일갈등을 되짚는 계기 수업을 하기로 했다.
6일에는 전남 고흥고, 광주 서림초·용두중·상무고 등에서 계기 수업이 열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