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 "절대 물 뿌리지 말아야…소화기는 기름화재 전용 K급 사용"
소방청은 전이나 튀김 등 추석 음식을 장만하다 식용유에 불이 붙었을 때는 젖은 수건이나 배춧잎을 이용해 대처해야 한다고 4일 당부했다.

소방청은 전날(3일) 국립소방연구원에서 진행한 식용유 화재 실험 결과를 공개했다.

기름을 많이 쓰는 요리를 할 때 발생할 수 있는 화재를 재현해 대처 방법별 상황을 살폈다.

프라이팬에 넣고 가열했을 때 식용유(콩기름)는 12분 뒤 350도 안팎에서 유증기가 나왔고 2분여가 지나 380도가량에서 불이 붙었다.

혼합유(쇼트닝)는 7∼8분 뒤 280도 정도에서 유증기가, 3분여 후 360도에서 발화했다.

김홍식 국립소방연구원 연구관은 "발화점은 주변 환경에 따라 달라지므로 튀김 요리를 할 때는 자리를 비우지 말고 적정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며 "과열로 연기가 나기 시작하면 즉시 불을 꺼야 한다"고 말했다.

불이 났을 때 대처 방법도 실험했다.

불붙은 식용유에 물을 뿌리자 수증기로 변하면서 기름과 함께 튀기 시작했고, 순식간에 불꽃이 2m 이상 치솟아 불이 번졌다.

주방세제나 케첩 등 소스류를 넣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김 연구관은 "다급한 마음에 무작정 물이나 주방세제를 부으면 순간적으로 화염이 커지거나 식용유가 끓어 넘쳐 불이 번지게 되므로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가정에서 효과적인 대응법은 배추·상추 등 채소의 잎이나 젖은 수건을 이용하는 것이다.

불붙은 기름에 배춧잎·상춧잎을 다량으로 넣거나 젖은 수건을 펴서 프라이팬을 전체적으로 덮으면 냉각과 공기 차단 효과로 불길이 줄었다.

소화기는 효과가 갈렸다.

일반 분말소화기나 하론계 간이 소화용구는 잠깐 불길을 늦출 수는 있지만, 식용유가 냉각되지 않아 재발화했다.

식용유 화재 전용인 K급 소화기는 순간적으로 유막층을 만들어 화염을 차단하고 온도를 낮춰 불이 꺼졌다.

K급 소화기는 2017년부터 음식점·다중이용업소·호텔·기숙사 등의 주방에 의무적으로 비치하게 돼 있다.

김 연구관은 "가정에서도 K급 소화기를 갖춰놓는 것이 좋다"며 "K급 소화기가 없을 때는 잎채소나 젖은 수건으로 덮는 것도 비상 대처법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