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받은 후 협박·불법유포, 경찰 고소 접수 후 수사 착수

유명 속옷회사 모델 일을 제안하고 받은 노출 사진을 불특정 다수에게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는 사건이 SNS에서 잇따라 주의가 요구된다.

"속옷 모델 하실래요?"…SNS서 노출사진 유포 피해 잇따라
4일 대구 중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인스타그램에서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는 20대 남성 A씨는 유명 속옷회사 관계자라고 신분을 밝힌 B씨로부터 모델 채용을 제안하는 메시지를 받았다
평소 의류 모델 제안을 자주 받던 A씨는 별다른 의심 없이 속옷만 입고 찍은 프로필 사진 8∼9장을 B씨 인스타그램으로 보냈다.

그러나 계속해서 수위 높은 노출 사진을 요구하는 메시지가 이어져 이를 수상하게 여긴 A씨는 B씨와 직접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에 A씨는 인스타그램 메시지로 모델 제안을 거절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B씨는 태도가 돌변해 "이미 보낸 사진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뒤 잠적했다.

비슷한 시기 10대 남성 모델지망생 C씨도 똑같은 피해를 봤다.

A씨에게 메시지를 보낸 인스타그램과 동일한 계정을 사용하는 인물이 C씨에게도 모델 채용을 약속하며 속옷을 입고 찍은 사진을 요구했다고 한다.

게다가 C씨를 안심시키기 위해 A씨에게서 받은 속옷 사진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C씨 연락을 받고 자신의 속옷 착용 사진이 유포된 걸 알아차린 A씨는 최근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현재까지 이런 범죄 피해를 본 인스타그램 이용자는 4명으로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피해가 잇따르자 사칭을 당한 속옷회사는 "SNS상에서는 모델을 채용하지 않으며 채용 때는 에이전시를 통해 공식적으로 연락을 취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무법인 클라스의 정수근 변호사는 "SNS를 통한 이런 새로운 범죄는 당하고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으로 처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 고소 건에 대해 법률 검토와 관련 증거 수집 등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