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홍콩 침사추이 한 대형 쇼핑몰 내 중국 뷰티 브랜드 마오거핑(毛戈平) 매장. 매장 직원 주위안(33)은 “중국 본토에서 샤넬, 에스티로더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브랜드”라며 “매장만 400곳이 넘는다”고 소개했다.마오거핑은 중국의 유명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마오거핑이 창업한 브랜드다. 현지에서 그는 한국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샘물과 같은 상징적 인물로 꼽힌다. 마오거핑은 중국 전통 미학을 결합한 디자인을 내세워 2030세대를 중심으로 인기가 많다. 제품 가격은 글로벌 명품 브랜드 제품과 비슷할 정도로 높다. 베스트셀러인 파우더 제품은 380위안(약 8만2000원)이다. 560위안(약 12만2000원)짜리 루스 파우더 제품은 샤넬의 비슷한 제품보다 3만원가량 비싸다.마오거핑이 경쟁이 치열한 중국 럭셔리 뷰티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브랜드력뿐 아니라 제품 경쟁력도 뛰어나기 때문이다. 마오거핑 제조사는 코스맥스에 이어 글로벌 2위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인 이탈리아 인터코스다. 인터코스는 샤넬, 디올 등 명품 뷰티 브랜드 제품을 주로 생산한다.글로벌 뷰티업계도 마오거핑의 성장성을 눈여겨보고 있다. 세계 최대 명품 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가 출자한 글로벌 사모펀드 L캐터턴은 최근 마오거핑과 파트너십을 맺고 해외 진출을 돕기로 했다. 중국 금융회사 둥팡차이푸가 지난해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마오거핑은 중국 내 프리미엄 화장품 상위 15개 브랜드 중 유일한 현지 브랜드로 이름을 올렸다. 중국 시장 점유율은 1.8%로, 샤넬(2%)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마오거핑의 매출은 50억위안(약 1조원)이다.홍콩=안혜원 기자
지난해 9월 중국을 방문한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회장은 이례적인 행보로 눈길을 끌었다. LVMH가 보유한 루이비통과 디올 등 현지 매장이 아니라 중국 명품 브랜드 매장을 찾았다. 명품 가죽 브랜드 송몬트에 들러 가방 두 점을 구매한 뒤 주얼리 브랜드 라오푸골드 매장을 약 30분간 둘러봤다. 라오푸골드 매장에선 ‘정교하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세계의 공장’ ‘짝퉁(모조품)의 나라’, 싸구려 공산품을 생산하던 중국이 변하고 있다. 자국 명품 브랜드를 키우기 시작했다. 명품 시장 큰손인 중국 소비자도 ‘궈차오(애국 소비)’ 열풍을 타고 자국 럭셔리 브랜드를 선호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 자국 명품 브랜드가 폭발적으로 성장한 반면 서구 정통 명품 브랜드는 일제히 부진에 빠졌다. 프리미엄 아웃도어 브랜드인 보쓰덩 등은 중국에서 급성장한 뒤 명품의 안방인 유럽 시장까지 파고들었다.29일 글로벌 명품업계에 따르면 라오푸골드의 작년 매출은 전년 대비 221% 증가한 273억위안(약 5조9000억원)이다. 중국 내 에르메스 매출을 추월했다. 전체 명품 소비의 30% 안팎을 차지하던 중국 부유층이 변심하자 전통적인 명품 브랜드의 실적은 나빠졌다. 구찌 모회사인 케링그룹의 작년 글로벌 매출은 전년 대비 13% 감소했다. 같은 기간 LVMH 영업이익은 9% 줄었다.수년 내 글로벌 상위 10개 명품 리스트에 중국 브랜드가 이름을 올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베인앤드컴퍼니는 “중국 명품 브랜드가 기존 명품 대비 가격은 낮게 유지하면서도 섬세한 제조 공정과 현지화 마케팅 등을 총동원해 시장을 확장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쌓아가고 있다”고
비단 그곳에서 태어나고 자라지 않았어도, 인생의 여정에서 짧은 순간 스쳐 지나갔음에도 마음속에 항상 아련하게 머무는 곳이 있다. 사람들은 이렇게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곳은 나의 제2의 고향 같은 곳이야.’사람들은 자신만의 그곳을 생각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나는 그곳에 관하여 무엇을 생각할까? 가만히 눈을 감고 있으면 골목 곳곳의 풍경들이 흑백영화처럼 그려지고, 코에서는 그 장소 특유의 냄새가 기억된다. 귀에서는 그곳 어디에선가 마주친 장면과 피부에 닿는 공기에 반응하여 들리는 소리들, 음악이 들릴 것 같은 그곳들을 그리워한다.과거의 시간과 현대의 시간이 공존하는 곳, 장벽의 상흔이 묘한 긴장감으로 남아있던 회색빛의 흑백필름 같던 2007년 1월의 베를린이 나에겐 그곳이다. 독일에서 스무 해 가까운 시간을 살아가고 있지만, 나는 유럽 생활의 첫 페이지를 장식했던 그해 겨울의 베를린을 마음속에 품고 있다.지금은 그곳에 살지 않고 가끔 일정이 생기면 짧은 방문을 거듭할 뿐이지만, 도시의 경계에 들어서는 순간 나에게 아련함을 가져다주는 특유한 도시의 체취가 있다. 그 체취가 시간이 지났어도 나를 세월을 거슬러 다시 그때의 청년 모습으로 데려가 준다.그 시린 도시를 걸어 다니며 마주하는 풍경을 은빛으로 채색해주던 선율이 있었다. 베를린에 도착해서 얼마 지나지 않아 연주회장에서 그 곡을 접해서일지도 모르겠지만, 아마도 그 도시의 1월이 내게 주던 색깔과 분위기 때문이었으리라.빔 벤더스의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 속 천사 다미엘이 높은 곳에서 세상을, 베를린을 내려다보듯, 2007년의 나 역시 그 흑백의 풍경 속에 서 있었다.프로코피예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