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추가로 완화적 통화정책을 펼 수 있는 정책 여력을 갖고 있는 상황이라며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30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은 정책금리 실효하한이 기축통화국보다는 높다는 점,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이 낮아져 있는 점을 감안하면 과거에 비해 정책여력이 충분하다고 할 수는 없다"며 "그러나 앞으로의 경제 상황에 따라 필요 시 대응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여력은 갖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통화 완화의 정도가 어디까지일지는 지금 예단해 말하기는 어렵다"며 "대외 리스크 요인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또 국내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종합적으로 보고 경제지표를 확인해 나가면서 정책을 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조정 폭을 0.25%포인트 또는 그 배수로 정하는 관행을 바꿀 여지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기준금리 조정 폭을 0.25%포인트로 운용하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해서는 "한국과 일본의 연관성을 고려해 보면 갈등은 우리 경제에 적지 않은 부담을 줄 것"이라며 "다만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것의 영향을 현재로선 예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저물가 상황이 당분간 지속할 수 있지만 디플레이션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 총재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석유류 가격 하락 영향에 일시적으로 0% 내외로 상당폭 낮아질 것이고 두세 달 정도는 마이너스를 나타낼 가능성도 있다"며 "다만 최근 물가상승률이 크게 낮아진 것은 공급 요인에 주로 기인한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디플레이션은 가격 하락이 상품과 서비스 전반에 걸쳐 지속해서 나타나는 것"이라며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했다. 이번 금통위에서 7명의 금통위원 중 두 명이 인하 소수의견을 주장하면서 10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