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 통신 보도
에티오피아서 흔한 환각성 잎 '카트'…"중독에 다가가는 관문"
요나스 게투 몰라는 건축학을 공부하던 대학 시절부터 카트(Khat) 잎을 씹기 시작했다.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공부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늦은 밤까지 이 환각성 잎사귀를 씹어대곤 했다.

그는 책장을 덮으면 심장의 고동이 빨라져 암페타민과 같은 효과를 내는 이 식물의 기운을 떨쳐내고자 보드카를 마시거나 대마초를 피워 잠을 청하곤 했다.

몰라는 마약과 알코올에 대한 의존도를 키우는 카트 때문에 직장과 저축한 돈을 잃고 가족들로부터 버림받았다며 자책했다고 AFP 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하나에 중독되면 또 다른 물질에 중독된다"라며 "이는 마치 앞면과 뒷면으로 이루어진 동전과 같다"라고 말했다.

몰라와 같은 환각물질 중독자가 재활 치료를 받는 에티오피아 정부 운영 환각물질중독치료센터(SRC)는 카트를 널리 애용하는 이 나라 국민에게는 보기 드문 시설이다.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자라는 화살나무과의 상록관목인 카트는 여러 국가에서 소비가 금지됐지만, 에티오피아에서는 카트를 씹는 일이 사회문제라기보다 문화적 활동 정도로 여겨지는 일상적인 일이다.

하지만, 일부 사용자는 식욕부진, 치아 손상, 불면증 등 부작용을 토로하고 있다.

카트 소비는 가계에도 영향을 미쳐 수도 아디스아바바에 거주하는 소비자는 주요 산지인 동부 하라르 지방에서 들여온 카트 구매 비용으로 매일 4달러(약 4천800원) 정도를 지불하고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에티오피아의 1인당 국민 소득은 연간 783달러(약 95만900원)에 불과하다.

북부 메켈레 지역의 마약 알코올 재활센터 국장인 임상 심리학자 웰다이 하고스는 카트가 다른 강력 중독물질에 이르는 관문이라고 믿고 있다.

하고스 국장은 지난 2015년 재활센터가 문을 열고서 다녀간 500명의 중독 환자 중 80%가 시작은 카트였다고 밝혔다.

국장은 "카트를 시작으로 담배를 배우고 그 담엔 알코올이었다.

그래서 카트는 다른 중독 물질에 다가가는 관문"이라고 전했다.

국장은 그러면서 "우리는 올바른 판단을 하지 않고 있다"며 "카트 잎을 씹으면 어떤 결과에 이르는지 사람들의 인식을 높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카트를 오래 즐긴 사람이 중단하면 마치 강력 마약류를 끊은 것처럼 신체와 정신이 힘든 과정을 겪는다고 전했다.

이들은 정신적 과민상태를 겪고 악몽을 꾸며 식욕의 기복이 심해지는 등 금단현상이 심해 치료 약을 처방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부작용에도 보건 전문가들 사이에는 카트 잎이 어느 정도 중독성이 있는지에 대해 의견이 일치되지 않은 상태다.

카트 잎은 에티오피아가 커피 다음으로 많이 수출하는 품목이며 주로 인근 지부티와 소말리아로 판매되는 가운데 국내 소비도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증가추세에 있다.

현지 시민사회단체들은 간헐적으로 캠페인을 벌였지만, 영국과 미국처럼 사용 금지라는 결과를 끌어내지 못했다.

하고스 국장은 "동부 등 일부 지역에서는 카트 소비를 문제점으로 인식하고 있지 않다"라며 "사람들은 카트를 마치 알코올처럼 축하할 일이나 문화적 즐길 거리로 사용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에티오피아서 흔한 환각성 잎 '카트'…"중독에 다가가는 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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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