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운송 업황을 보여주는 발틱운임지수(BDI)가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해운업체 주가가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하반기 원자재 수요가 견고한 가운데 선박 가동률이 낮아지면서 국내 벌크선사들이 혜택을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해운株 반등하나…운임지수 5년 만에 최고
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대한해운은 350원(1.54%) 상승한 2만3050원에 마감했다. 팬오션은 0.43% 오른 46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석탄, 광석, 곡물 등을 운송하는 벌크선 비중이 큰 대한해운과 팬오션은 BDI 상승에 따른 수혜주로 꼽힌다. 상반기 대한해운의 벌크선 매출 비중은 42.4%에 달했다. 팬오션도 벌크선 비중이 매출의 66.0%를 차지했다.

영국 발틱해운거래소가 집계하는 BDI는 지난 28일 2267포인트를 기록했다. 올 들어 77% 오르면서 2014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철광석 물동량과 중국과 인도의 석탄 수입량이 증가하고 있다”며 “중국이 남미산 곡물 수요 확보에 나서면서 대서양을 중심으로 선박 수요도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 배출 규제도 운임 상승을 촉진하고 있다. 내년부터 시행하는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스크러버(탈황 장비) 설치가 하반기에 집중돼 있다. 정 연구원은 “초대형선의 스크러버 설치와 연료 탱크 청소가 집중되면서 4분기로 갈수록 선박 가동률이 낮아질 수 있다”며 “운임 상승을 우려한 일부 화주의 선제적인 원자재 수요도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용 증가 우려에 따른 해운주의 최근 주가 부진이 과도했다는 분석이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유가 상승에 따른 수익성 저하 우려가 과도하다”며 “공급과잉 우려가 작은 가운데 늘어나는 비용 요인은 운임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주가가 급락하자 대한해운 경영진은 주식 매입에 나섰다. 대한해운은 김칠봉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이 회사 주식 2225주를 추가 매입해 모두 1만5151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이날 공시했다. 회사 측은 “무역분쟁과 국제적 금융 불안 등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해 책임경영을 실천하려는 목적으로 경영진이 주식을 매입했다”고 밝혔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