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교육청, 중간보고회 열어 대대적 청산 의지 표명

친일 음악가가 작곡한 교가, 욱일기 모양 교표, 친일 인사 공덕비 등 학교 현장의 친일 잔재 실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도교육청은 29일 경술국치일에 맞춰 무안군 삼향읍 남도소리울림터에서 학교 내 친일잔재 청산 중간보고회를 열었다.

도교육청은 3·1 운동,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지난 4월부터 대학교수, 교원, 민족문제연구소 관계자 등 전문가 그룹으로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전수조사에 나섰다.

조사 결과 도내 153개 학교에서 일제 양식 석물, 교표, 친일음악가 작곡 교가, 일제식 용어가 포함된 생활 규정 등 168건이 확인됐다.

일제 양식 충혼탑, 석등 등 석물은 33건이었다.

친일 인사를 기리는 공덕비, 충혼탑, 교훈비도 다수 포함됐다.

충혼탑은 일본군 전사자를 기리는 묘지석과 유사하게 끝이 뾰족한 형태였다.

교가 95건 가운데 친일인명 사전에 등재된 음악가 등이 작곡한 노래는 18건이었다.

'아시아 동방의', '애국 학도', '나라 받드세' 등 일제 찬양이 의심되는 가사를 사용한 교가 40건, 표절이나 선율 오류가 의심되는 교가 37건도 발견됐다.

심지어 7개 학교에서는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중 사용한 전범기인 욱일기 문양의 교표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지동맹', '동맹휴학', '불온문서' 등 일제식 용어를 쓴 학생 생활 규정도 33건이나 됐다.

친일 잔재 집계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가이스카향나무(241교), 히말라야시다(43교), 금송(2교) 등을 교목으로 지정한 학교도 286개에 달했다.

장석웅 교육감은 "9월 중 교육공동체 의견을 수렴해 예산을 마련, 청산 작업을 진행하고 일부 석물은 안내판을 설치해 교육적 목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학교 내 친일잔재 실상을 낱낱이 살펴 청산함으로써 학교 현장의 역사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