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대 금리' 주담대 나온다…금융위, 내달 '안심전환대출'
‘연 1%대’ 주택담보대출 상품이 등장한다. 유례없는 저금리 속에 ‘대출 갈아타기’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변동금리나 혼합형(고정+변동) 금리로 받은 주택담보대출을 최저 연 1%대 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을 출시한다고 25일 발표했다. 연소득 8500만원(부부 합산) 이하 1주택자면서 집값이 9억원 이하면 신청할 수 있다. 최대 5억원 범위에서 기존 대출 한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갈아탈 수 있다.

연 1.85~2.20% 고정금리로 10~30년간 나눠 갚으면 된다. 신혼부부, 다자녀가구 등에 대한 우대금리를 중복 적용하면 최저 연 1.20%까지도 가능하다. 다음달 16~29일 은행 창구와 한국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에서 신청받는다.

정부의 정책금융상품이 아니라 시중은행을 이용하더라도 금리는 역대 최저다. 국민은행의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이날 기준 연 2.13~3.63%로, 혼합형 상품이 출시된 2006년 이후 가장 낮다. 신한·KEB하나·우리은행도 연 2.36~2.51%부터 시작한다. 은행권에선 이들 최저금리가 다음달 연 1%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외 경제상황을 볼 때 시장금리가 더 하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3억 주택담보대출, 안심대출로 갈아타면 年 200만원 이자 절감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내달 출시


저금리 기조 속에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가 낮은 역전현상까지 발생하면서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를 고민하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하지만 신규 대출을 일으켜 기존 대출을 갚으면 한도가 대폭 깎이는 게 걸림돌이다. 8·2 부동산대책 이후 강화된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적용받기 때문이다. 다음달 출시되는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은 변동금리 대출의 기존 한도를 유지하면서 연 1.85~2.20% 고정금리로 바꿀 수 있는 대환(貸還) 전용 정책모기지 상품이다.

2금융권 주담대도 대환 가능

금융위원회는 지난 23일 ‘주택금융개선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어 서민용 안심전환대출의 세부 조건을 확정했다. 지난 7월 23일 이전 취급된 변동금리 또는 혼합형(준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이 대상이다. 상호금융·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서 받은 것도 포함된다. 다만 만기까지 금리가 고정된 대출과 보금자리론·디딤돌대출 등 정책모기지는 제외된다. 금융위는 “이번 정책의 목적은 비고정금리 대출의 고정금리 전환 지원”이라고 설명했다.

서민과 실수요자에게만 혜택을 준다는 취지에서 자격에 제한을 뒀다. 부부합산 연소득 8500만원(신혼부부·2자녀 이상 가구 1억원) 이하인 1주택자만 신청할 수 있다. 집값은 시가 9억원 이하여야 한다. 대환 후 다주택자가 된다면 1년 안에 집을 처분해야 한다.

대출 한도는 기존 대출범위 내에서 최대 5억원까지다. LTV 70%, DTI 60%를 적용하고 기존 대출 중도상환수수료(최대 1.2%)만큼 증액할 수 있다. 만기(10·15·20·30년 중 선택)까지 금리가 바뀌지 않으며, 대환 첫 달부터 원리금균등 분할상환 방식으로 갚으면 된다.

2주 동안 신청받아 20兆 공급

금리는 10년 만기 연 1.95%, 15년 만기 연 2.05%, 20년 만기 연 2.15%, 30년 만기 연 2.20%다.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0.1%포인트 깎아준다. 신혼부부, 다자녀가구, 한부모·장애인·다문화가정은 연소득과 집값 등에 따라 0.2~0.4%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이명순 금융위 금융소비자국장은 “금리는 실제 대환이 이뤄질 오는 10월께 국고채 금리수준 등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청은 9월 16일부터 29일까지 은행 창구와 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에서 받는다. 선착순이 아니기 때문에 서두를 필요는 없다. 정부는 총 20조원을 공급할 계획이다. 신청액이 공급액을 초과하면 집값이 낮은 순서대로 제한한다.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은 역대 정책모기지 중 최저 수준의 금리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예를 들어 대출잔액 3억원, 만기 20년, 금리 연 3.16%인 사람이 연 2.05% 고정금리로 갈아탄다고 가정하면 월 상환액이 168만8000원에서 152만5000원으로 16만3000원(9.6%) 줄어든다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일각에선 시장금리가 하향세라 이 상품의 정책 효과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장기 고정금리로 ‘금리 리스크’를 제거하는 측면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가계부채 총량을 늘리지 않으면서 금리변동 위험과 원리금 상환 부담을 함께 줄이는 것이 목적”이라고 했다.

“혼합형 금리, 연 1%대 될 수도”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25일 기준 국민은행 혼합형(5년 고정금리+이후 변동금리) 대출은 두 달 전보다 0.4%포인트가량 내려 연 2.13~3.63%에 판매되고 있다. 우리·KEB하나·신한은행 등의 최저금리도 연 2%대 초·중반까지 하락했다. 은행권에서는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돼 시장금리가 추가 하락하면 혼합형 상품의 최저금리가 조만간 1%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