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조원 투입 전망…AI·5G·IoT 등 4차 산업혁명 분야에도 투자 전망
"한일분쟁 여파?"…中 2기 반도체굴기, 소재·장비 집중 가능성
중국 정부의 두 번째 반도체 투자 펀드 조성이 마무리된 가운데 소재·장비 투자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최근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로 인해 글로벌 IT업계에서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중국이 이를 교훈 삼아 해당 분야에 투자를 집중하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22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대기금(Big Fund)'으로 불리는 '중국 집적회로(IC) 산업투자 펀드' 2기 규모는 2천억위안(약 34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 펀드는 중국의 첨단산업 육성 정책인 '중국제조 2025'의 일환으로, 앞서 중국은 지난 2014년 '대기금' 1기를 통해 1천387억위안(약 24조원)을 조성해 투자한 바 있다.

당시 투자금은 반도체 제조 업체들에 집중됐으며, 소재·장비에 대한 비중은 전체의 6% 정도에 불과했다.

지난해 초 처음 공식화한 뒤 최근 모금을 끝낸 2기 펀드는 투자 규모가 확대됨과 동시에 투자 분야도 이전과는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현지 매체는 이번 펀드가 "칩 디자인, 첨단소재와 장비 등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일 무역 분쟁을 계기로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과도한 대일 소재 의존도에 대한 심각성이 대두된 데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 이후 국산화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밖에 펀드는 인공지능(AI), 5세대(5G) 이동통신,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분야에도 투자될 것으로 예상됐다.
"한일분쟁 여파?"…中 2기 반도체굴기, 소재·장비 집중 가능성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기업의 적자가 10년 동안 이어져도 계속해서 투자해 성장시킨다"면서 "이번 투자도 '규모의 경제' 면에서 한국 소재 기업들에 위협이 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앞서 진행된 대기금 1기 투자는 이렇다 할 성과를 만들어 내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삼성증권 황민성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대기금 1기의 성과는 미흡하다는 판단이 절대적"이라며 "반도체 자급률 목표를 2020년 40%로 했지만 2018년 실제 자급률은 15.5%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대기금 2기 조성에는 1기 때보다 업계 관심이 덜하다고 황 연구원은 지적했다.

다만 "2기 펀드 조성 마무리와 함께 칭화유니그룹의 D램 사업진출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한국의 기술적 진화가 필요하고 차세대 기술 개발을 위한 일본 규제의 해결 또는 국산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